고시원
염정금
날개를 접듯 휴학을 하고
한 평 방으로 들앉은 누에들
뽕잎 갉아먹는 소리조차
숨죽여야 하는 벌집 같은 공간에서
바짝 엎드려 뽕잎을 갉아댄다
푸른 잎 입에 물고 꾸물꾸물 키우는 꿈
흔들다리 건너는 것처럼 비틀거려
여린 몸을 벗고 또 벗어 이제는 육령六齡
어둠의 벼랑을 건너는 것은
늘 떨어질 것 같은 두려움
하늘로 날아오를 우화羽化 꿈꾸며
긴 동면으로 들어서는 중일까
학생 실업자 줄인다는 소식
브라운관으로 겨울 햇살처럼 번득이는데도
희멀건 막을 한 겹 더 씌우는 중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4년 동안 전문적인 재능을 쌓아 졸업을 해도 낙타가 바늘 구멍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취업이 어려운 시대라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을 만큼 불안한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