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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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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름


BY 염정금 2021-06-20

거름

 염정금


감나무 아래 두엄

텃밭 일구려고 뽑아낸 잡초며

쉼없이 올리는 잡초 뽑아 쌓아둘 때만 해도  

앞산 바라보는 언덕배기처럼 당당했다

장맛비에 대가 무너지고

푸릇하던 생기 진물로 흐물어지면

찰나를  놓칠세라 날아든 쇠파리하루살이

원초적 태자리인양 산란이 시작되고

햇살 기운 힘입어 알에서  

에벌레들 약동성이 시작댄다

야금거리는 횟수 만큼 내려지는 오만

내재된 허세  쏟아내는 중인지

독하디 독한 내음 마당을 휘돈다

대지와 융합되려면

썩어 문드려져 누군가의 밑거름이 되는 

흙으로  환원되기 위해 스러지는 두엄 

 앞에서 경건해지는 오후

우리네 살이도  저처럼

후세를 위한 밑거름이 되었으면 좋으련만

여전히 세상은 자리 싸움으로 요란하구나



해남에  이사와  집  마당에  조그만  텃밭과  꽃밭을  만들어 가꾸고 있다.  하지만  비  한 줄기  내리고  나면  사이사이  잡초들  세상이다.  그들도  한 세상 살며  그와  똑  같은  후세  남겨두고  가야할  할  운명이지만  사람이  일구는  텃밭  꽃밭  영역에서는  영역  침범으로  검거할  수 밖에  없다. 하여  은밀하게  숨어든  잡초를  뽑아  쌓아두다보니  어느새  앞산 바라보는  언덕배기처럼  높아졌다. 뜨거운  햇살에  시들어  말라지나 싶더니  비어  젖어  냄새까지  풍겼다. 그리고  벌레들까지  생겨  시골집  특유의  냄새를  풍겼다.  작년  여름  그  거름을  보며  지었던  시다.  

어쩌면  이 거름더미는  어릴 적  농가에서  본  일상이었다.논  주변이나  밭 둑에  두엄이  자리하고  그  두엄에서  나는  퀴퀴한  냄새에  코를  막고  지나곤  했었는데  요즘은  농촌의  모습은  전혀  다르다..농로 길은 잘  포정되어  농기계가  자유로이  다니고  사이사이  정부에서  보조된  화학비료가  층층이  쌓여  있는  모습으로  변했다. 농사철이  되어도  줄 지어  모를  심던  모습은  볼  수  없고  트렉터  소리만  들린다.  그  트렉터  소리가  잠잠해진  요즘  찰랑한  논엔  푸릇한  모들이  
날선  펜처럼  뽀족하게  자라고  있다.
 올 봄부터  뽑은  잡초를  햇볕에   말라  두었다  태워  재로  뿌려주는  여유가  생겼다. 이장이  만들어준  커다란  통에  넣고  태운  뒤  그  재를  텃밭에  뿌려주면  냄새도  없고  약간  덜 마른  잡초는  연기까지  내 뿜어  모기를  비롯해 여러 해충을 쫒는  역할까지  도맡고  있어  일석이조다.  
어쩌면  우리  살이도  저  거름처럼  위로  솟구쳐  오르려는  욕망  내려놓고  이제는  후세를  위한  밑거름으로  살아가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