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하러 사니?
툭하면 우리집에 오셨다. 나도 참 바보다. 지금이야 이런 생각을 하지만 그 때는 오늘은 또 무엇때문에 시비를 거실까.. 가슴이 늘 조마조마했다. 전화도 하도 많이 하시니 난 전화코드를 뽑아 버렸다. 그랬더니 이젠 전화 안받는다고 또 달려오셨다. 그래놓고 ..
51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1,807|2006-03-24
부잣집 아들과 결혼하면...
아침이 오는 것이 무서웠다. 어김없이 배가 고파올테고 주방에 나가 밥을 해야 되는데... 쌀이 없었다. 물론 돈도 없었고. 체면을 차린다고 아랫목에 잠만 잘자는 남편을 보니 난 더 어이가 없었다. 이거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건가.. 혹시나 해서 냉..
50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2,074|2006-03-23
병 (病)
물 먹고 싶어... 아니 그거말고 뜨거운 거 없어? 수박이 아직 안 익었을까? 밥맛이 왜 이래? 맛 없어! 일으켜 줘! 오늘 오지마! 내일은 혼자 있을거야! , , 듣는 남편은 말을 하지 못하나 보다. 혹시 말 못하는 농아인? 난 그..
49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1,785|2006-03-21
유방암 걸린 나의 이모
나의 이모는 두분이시다. 한 분은 외할버지가 논두어마지기에 시집보내고 한 분은 눈이 멀었다고 씨받이로 보내 버렸다. 눈이 먼 이모는 아들을 낳아주고 쫒겨났다. 맹인이라고. 나의 엄마는 동생들을 부여 안고 울기도 많이 울었다고 했다. 정작 ..
48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2,209|2006-03-21
이사를 왔습니다.
이사를 갔습니다. 월세도 십오만원이고 전기세만 내고 물세는 안 낸답니다. 지하수라서 여덟자짜리 장농하고 사백오십리터짜리 하얀 냉장고도 같이 이사를 왔습니다. 물론 나의 남편도 동행을 하였죠. 와서 보니 우리집 흙이 바로 논배미를 타고 넘어 울타리 ..
47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2,246|2006-03-17
오랫동안 걸었습니다.
아마 혼자서 그렇게 걸었어도 그렇게 먼 길인 줄 몰랐을 겁니다. 같이 걷는 걸음은 따라서 걷다가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걸은 길입니다. 누가 먼저 도착해도 기다려서 같이 가야 할 길이었기 때문입니다. 가다가 바람도 같이 휩쓸려보고 비가 오면 우..
46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1,854|2006-03-14
똥향기
민들레꽃도 나보고 그랬어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을 해서 잘 안들렸을 지 모르지만 민들레꽃이 숨쉬는 공기는 내 똥방귀에 있다는 거야. 그래서 늘 나보고 고맙다고 해마다 꽃을 피워 주었다네. 말 (言)대신 향기로 수다를 떨었다는 데. 멍청한 나는 그런 것도..
45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2,343|2006-03-14
집들이
\" 형님! 이혼하고도 살아도 법에 안 걸려요?\" 느닷없이 작년에 나에게 달려와 펑펑 울며 이젠 이혼 했으니 시집 식구와 아무 관계가 없다고 그랬다. 난 그 시집의 큰 동서인데. 비록 쫒겨난 큰 며느리이지만 말이다. 어이가 없었다...
44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1,642|2006-03-09
엄마와 나이.
나도 내 나이가 헷갈릴 때가 있다. 친구들을 보면 사십대 중반은 확실한 데 딸내미가 나를 보고 가끔 묻는다, 엄마! 지금 몇살이야? 딸은 숫자와는 전혀 관계없다. 있다면 열 손가락 두번 세면 끝이다. 단위도 하나 , 둘. 셋... 이렇게 말하면 명사형이다..
43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1,914|2006-03-08
자전거 타는 아이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 가지고 먼저 걱정해서 해보지 못한 일이 하나 있다. 자전거를 한 번 제대로 배워서 타 보는 거다. 우리동네는 육십대 아줌마도 칠십대 아줌마도 잘 타는 자전거를 난 배우다 넘어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때문에 마음만 배워야지 배워야지 하다 ..
42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2,219|2006-03-07
車냐? 똥차냐?
아침마다 남편은 또 잔소리 한다. 트렁크를 언제 고칠거냐? 고 물으면 난 대답한다. 아직은 차가 아주 잘 나가는디.. 누가 차 설 때 까지 고치지 말라고 하냐? 차도 똥차고, 주인도 똥고집이고 어째 그러냐? 하긴 앞에서 볼때는 내 차는 삐가 번쩍 번쩍..
41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1,899|2006-03-04
동의를 구하지 못한 글입니다..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그녀는 목놓아 울었다. 울면서 말하는데 이 말이 말이 아니었다. 대충 뭉그러져 나오는 억울함이 뭉게지고 있었다. 이렇게 할 게 아닌디... 할 수없이 얘들아빠 감옥을 보내 놓고도 가슴이 불안해서 내가 못 살 것이여... 세상천지에 지..
40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1,572|2006-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