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내 나이가 헷갈릴 때가 있다.
친구들을 보면 사십대 중반은 확실한 데
딸내미가 나를 보고 가끔 묻는다,
엄마! 지금 몇살이야?
딸은 숫자와는 전혀 관계없다.
있다면 열 손가락 두번 세면 끝이다.
단위도 하나 , 둘. 셋... 이렇게 말하면 명사형이다.
그냥 이름 불러주는 것과 동일하다.
그런데 엄마나이는 짐작 못 할 만큼 폭이 깊다.
나도 그렇게 많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숫자로 써 주어도 그냥 그것은 숫자로 인식 될 뿐이다.
그런데 딸은 궁금 한거다.
내 나이가.
왜그러냐고 물었더니
다른 친구엄마들은 배도 나오고 뚱뚱하고
머리에 흰 머리도 가끔가끔 있고 그런데
엄마는 안 그런단다.
나이가 어려서 그런거야?
나이가 어려 보인다고 해야 되나.
흰머리가 아직 나지 않았다고 해야 되나.
딸 낳고 몸무게는 영 변동사항이 없는데
이를 어떻게 설명해야 되나.
변변한 화장품도 없고
시골 구석에 헬스장이 있을리 만무하고
별다른 비법도 전무한 상태인 몸인데.
딸은 엄마 나이만 궁금한 겨?
그렇단다.
엄마는 왜 주름도 없어?
가면 갈 수록 태산이다.
딸을 위해서 분장을 해야 되나..
한 참을 거울을 들여다 보았다.
맨날 보는 얼굴이라 다른점을 알아 볼 수도 없건만
다른 엄마랑 왜 비교하냐고 했다.
또 묻는다.
엄마! 진짜 나이는 몇 살이야?
히유~~
열손가락이 네개는 넘어야 한다고 했더니.
손만 만지작 만지작 한다.
난 세어보지 말라고 했다.
그래도 엄마는 안다.
내 나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