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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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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들이


BY 천정자 2006-03-09

" 형님! 이혼하고도 살아도 법에 안 걸려요?"

 

 

 느닷없이 작년에 나에게 달려와 펑펑 울며 이젠 이혼 했으니 시집 식구와

아무 관계가 없다고 그랬다.

 

난  그 시집의 큰 동서인데.

비록 쫒겨난 큰 며느리이지만 말이다.

 

어이가 없었다.그래도 셋째 며느리에게 만큼은 그렇게 하실 줄을 꿈에도 상상 못한 것이다.

무슨 이유로 이혼을 했냐고 묻지도 못했다.

 

누구보다도 난 울 시어머니를 잘 알고 있었기에

입 열면 험담부터 튀어 나올 것이 뻔했다.

 

꼭 얘들나이도 네살 조카와  두살배기 딸이 있는데.

사실 부부가 무슨 문제가 있어 헤어진 다면 내가 상관 할 게 아니지만

이런 경우는 모른 척 한다는 것은  동서에게 두번 상처를 주는 것이다.

 

자리에 주저 앉아 그렇게 우는데, 울지 말라고 안했다.

이왕 지사 이렇게 된 거 이 참에 실컷 울으라고 말하고 싶었다.

 

난 부랴 부랴 조카는 누가 키울 거냐고 물었다.

동서는 우선은 아빠가 맡고, 자기는 직장 생활을 하여 자리를 잡으면 아이들을

데려갈 거라고 했다.

 

말이라도 고마웠다. 뜬금없이 아이들 맡아 달라고 조부모에게 맡기는 요즘 이혼부부가

한 둘인가 ?

 

정작 이혼을 했으니 남편과도 인연이 끝났으니 난 모른다고 해도 난 할 말이 없었다.

난 천천히 말을 이었다. 우리 작전을 짜자!

 

비록 서류상 이혼을 백번을 해도 아이들 엄마, 아빠다.

시부모님 때문에 이 고생을 한다면 나와서 잘 살면 그걸로 트집을 잡지 않을 것이다.

동서는 눈만 껌벅 거리더니 당장  아이들 데리고 갈 데가 없다고 한다.

 

걱정 말라고 했다. 난 하루종일 빈집을 알아보고 다녔다.

그 옛날  딸아이를 업고 방 알아보던 그 일을 셋째에게 당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하더니. 내 오래 된 고객의 집이 두채이고 하나는 얼만전에 비워졌다고 그런다. 사정을 애기하니 다른 집을 알아 볼 동안 세는 받지 않겟다고, 대신 전기세만 내달라고 하는데 정말 고마웠다.

 

쫒겨난 며느리끼리 뭉치니 무엇이 겁났을까...

우리는 아이들을 데려오고 조금 있으니까 서방님이 집으로 들어왔다.

큰 형이 설득햇단다. 니 형수말 들으라고.

하긴 자기 마누라도 겪은 일인데. 좋은 기억은 전혀 아닐 것이다.

동서는 근처 공장에 다니고 난 조카들을 아침저녁으로 어린이 집에 데려다주고..

 

이러다 보니 일년이 다 되어 갔다.

손 전화에 문자가 왔다.

"형님 ! 이번 주 토요일날 집들이 해요!  꼭 오세요?"

 

집들이 한다는 문자를 보고 그제야 한 숨을 돌렸다.

친구네 딸기가 무지 단데.

그거 한 바가지 가지고 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