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착한 사람인데
봄바람 안고 늦은 저녁 집에 돌아오는 시간이면 하루종일 붙어서 아옹다옹하며 실갱이하던 일들이 밤하늘 별 만큼이나 많았습니다. 좋은 회사다니며 오래도록 행복한 전업주부로 살것 같았는데 우린 어느날 함께 일하며 함께 퇴근하는 부부가 되어버렸습니다. 남편은 날마..
143편|작가: 김효숙
조회수: 3,265|2010-05-03
얄궂은 사랑
결혼식이 있어 전철을 타고 인천으로 가는중이었다. 눈을 감고 잠시 잠이라도 청할까 잠이들려 하는데 누군가 큰 목소리로 장애인을 도와달라는 말을 한다. 며칠전 아들이 연기이지만 명동 한 복판에서 정상인으로 있을 때와 장애인으로 연기할 때의 마음을 전해 들으면서 앞..
142편|작가: 김효숙
조회수: 3,288|2010-05-03
배가 척척해도 좋아요
몇시간을 수도꼭지 틀고 설거지를 하노라면 손가락이 아픈지 뭔지 정신이 없다 몇시간을 뜨거운물 찬물 번갈아 가며 설거지를 하노라면 손가락 마디마디가 뜨겁다고 놀라고 차갑다고 놀라고 뜨거운물 쓰면 보일러가 확확 돌아가 아플것 같고 차가운물 쓰노라면 손가락이 저..
141편|작가: 김효숙
조회수: 3,505|2010-04-25
두마음
사람 마음속엔 두마음이 있다 어느때는 착한 마음만 가득하다가도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나쁜 마음에 유혹을 받는다. 집 가까이에 있는 식당을 연지 일년이 넘어간다. 처음에 들어 온 아줌마는 일년을 꽉 채우고 몸이 아파서 그만 두었다 얼마전 키가 커다란 마흔 다섯에 ..
140편|작가: 김효숙
조회수: 3,383|2010-04-25
벗꽃은 나를 위로했다네
맨날 8시면 일어나는데 오늘은 새벽 일찍 출근하는 아들이 아침에 뭘 먹고 갈 것이 없는것 같아 6시에 일어나 토마토를 갈아 놓고 아들 일어날 때 기다리다.. 쥬스 갈아 놓았으니 먹고가거라 하고 또 잤더니 앗뿔싸 ! 열시 십분전이라고 남편이 후다닥 방문을 연다 오..
139편|작가: 김효숙
조회수: 3,445|2010-04-24
위로주를 담궈야지
밤 열한시에 집에 온 나는 아들의 와이셔츠를 빨고 설거지를 하고 빨레를 돌리다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나갔다 비가 내린다 밤에 내리는 봄비는 소리가 없다. 누구에게 들킬새라 겨우 내민 새싹위에 꽃잎들위에 소리없이 내린다. 쓰레기를 버리고 그 옆에 있는 잔..
138편|작가: 김효숙
조회수: 3,472|2010-04-23
하이얀 목련
너는밤이되어도잠을접어두고날기다리는구나비틀거리는무거운발걸음을걷다가환한얼굴웃으며날기다리는하이얀목련아너는나의사랑하는친구잖니나는외롭지않아너는날사랑하는하나님이보내신사랑에천사이지너는날사랑하는내어머니가보내신사랑에천사야하루를마감하고돌아오는길이곤하지만그런나를기다려주는네가있어난힘들지않아..
137편|작가: 김효숙
조회수: 3,227|2010-04-22
마지막 계란 행상
눈이 쏟아져 산과 들에 옷을 갈아 입히면 철없는 아이들은 눈이 좋아 온종일 눈 싸움을 하며 지냈습니다. 눈사람을 만들어 소나무 솔잎을 따다 수염을 만들고 아궁이 타다 남은 숱을 갖다가 눈썹을 만들고 나뭇잎 주워 다 입을 만들어 이쁜 꼬마 눈사람을 완성시켜 하얀..
136편|작가: 김효숙
조회수: 3,167|2010-04-21
가슴이 답답할때면
주일날은 더 일찍 일어나 교회에 다녀온다 살아 있다는 의미를 부여하고 싶은 날이기 때문이다. 평일엔 8시에 일어나 일하러 가지만 주일날은 7시에 일어난다. 예전엔 남편이 잘나갔을 때는 옷을 입고 다녀도 이쁘게 입고 멋도 내고.. 아 그랬는데 지금은 몸 하나 일..
135편|작가: 김효숙
조회수: 3,217|2010-04-18
냉이캐러 갔다가
저녁시간 답답하여 칼 하나 들고 냉이를 캐러 나갔다. 봄바람이 얼굴을 스친다. 이름모를 꽃들이 봄채비 하느라 야단이다. 냉이는 벌써 뿌리가 억새지고 잎만 먹어야 하는 4월이 되었다 혼자 쪼그리고 앉아 냉이를 캔다 쑥도 몇잎 뜯었다. 냉이를 캐고 있으면 마음이 ..
134편|작가: 김효숙
조회수: 3,445|2010-04-17
호떡 사랑
점심 시간이 끝나간다. 옆에 사는 할머니가 심심하시다며 아까 왔다 가셨다 오늘은 시장에도 안가고 나물 다듬일 일도 없다. 이따가 오신다고 했는데 얼른 양파를 사와야지 생각하고 시장엘 갔다. 걸어가는데 어린 전경들이 걸어간다 옆에 살며시ㅣ 다가갔다 시장에 호떡..
133편|작가: 김효숙
조회수: 3,102|2010-04-07
살며시
삼겹살을 파는 식당엔 가끔씩 아는 사람들이 해물탕을 해달라고 한다 그것도 한두명이 아니고 사십여명이 먹을것을 말이다 때로는 정말 하기 싫어 도망을 가고 싶어진다. 어느땐 아구찜 어느 땐 동태탕 낮에 파는 매일 매일 바뀌는 메뉴하기도 힘이 든데 저녁까지 해달라고..
132편|작가: 김효숙
조회수: 3,108|2010-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