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장의 추억
올해로 군항제가 44회라 하니 내 기억 속의 그 벚꽃장은 몇 회 때였는지 필름을 되감아 보니 이십 년이 왔다갔다 하는 세월이 지났음에라. 오늘처럼 날씨는 무척이나 화창했지만 이제 겨우 아장아장 걷는 아이를 데리고 외출하기란 쉽지 않아 마음은 그리 화창하지 않았..
166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381|2006-04-03
기다리는 거여
마음 먹은대로라면 지금쯤 주말농장을 분양받아 개장일을 기다려야 했다. 생각이 없었던 것은 아닌데 작년에 같이 했던 4층 댁이 올해는 이사를 가려나 어쩌나 하길래 우리끼리라도 해야겠다 싶어 농장에 전화를 걸어보니 어쩌나...한 발 늦었나 보다. 작년보다 일찍..
165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546|2006-04-03
흩어진 기억
화장대 서랍 하나는 온갖 잡동사니들로 가득하다. 오래된 증명사진 원본부터 버리지 못하고 모아둔 엽서들이며 일 원짜리 오 원짜리 십 원짜리 동전도 몇 개씩 있다. 십 환이라고 찍힌 동전도 있고 동전이 나오기 전에 사용하던 십 원짜리 오백 원짜리 지폐도 있고 기..
164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555|2006-03-20
사진 2
작년 가을에 찍은 사진을 이제사 전해 받았다. 사진찍기가 취미인 아는 언니가 주문하는대로 모델(?)이 되어 준 사진인데 취미의 경지를 넘어 작가 수준은 되는 듯 받아든 사진은 모델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사진정리를 하다가 주저 앉은 시간이 한나절이다. 사진첩..
163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222|2006-02-27
긴 안부
연말 카드를 보내고 싶다며 주소를 불러달라던 친구. 카드 인사를 보내 본 지가 언젠지 모르던 차에 새삼스럽게 무슨 카드냐는 나에게 철 좀 들고 싶다며 너스레를 떨던 친구다. 계모 밑에서 무척 마음고생이 많았던 친구는 현실 도피처럼 일찍이 결혼을 했지만 결혼생활이라..
162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386|2006-02-24
교복
중.고등학교 교복값이 왠만한 양복값이라며 학부모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요즘 각종 메이커 교복을 신세대 연예인이 예쁘게 입고 나와 선을 보이고 있어 광고비 때문에 교복값이 비싸다고들 한다. 그러나 일부 학부모들이나 학생들은 비싼만큼 값을 한다는 사람도 더러 있다..
161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073|2006-02-15
푸념
6 년전,이사를 와서 보니 동네 규모에 비해 노래방이며 호프집이며 당구장 등이 많았다. 그 중에 특히 많은 것이 [전월세 방있음]이란 광고였다. 가족끼리 깔끔하게 외식할 수 있는 음식점은 없고 인테리어 무시한 허름한 삼겹살 집이 많은 이유가 두 곳의 대학 때..
160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223|2006-02-13
열병
친정에 다녀오면 난 며칠간 열병을 앓는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다. 엄마는 딸 다섯을 두고도 혼자 사신다. 나부터 엄마를 모실 형편이 안된다는 이유로 여든이 가까운 엄마를 홀로 계시게 하고 있다. 마음만 있다면 어느 집에서건 모실 수 있을텐데 첫째는 엄마 마..
159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011|2006-02-07
둘째언니
설명절이 지나고 열흘 후면 친정엄마 생신이다. 친정 멀리 이사를 오고부터는 명절은 건너뛰고 엄마 생신에 참석을 한다. 딸만 있는 엄마는 딸들이 다 시집가고 난 후에는 엄마 손으로 생신을 차려야 하기에 칠순을 계기로 딸들이 돌아가며 엄마 생신을 차리기로 했다. 엄..
158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152|2006-02-01
이 남자를....
일주일치 저녁 계획을 털어놓던 남자. 일주일 내내 저녁 모임이 잡혔다며 미안탄다. 계획대로 첫날은 아침에도 저녁에도 모임을 상기시켰다. 알았으니 갔다 오라 했다. 저녁을 혼자 먹게 해서 미안타는 말에 괜찮다고 했다. 이런 날이 어디 처음이라서 서운할까. 혼..
157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215|2006-01-13
물메기탕
살다보니 참 이상한 인연도 다 있다. 우리집 같은 통로 4층에 아저씨는 나와 고향이 같다. 나보다 다섯살 정도 작은데 누나라 하기는 그렇고그냥 형수라고 부른다. 고향 떠나 사는 탓에 가끔 한자리에 모여 술잔을 기울이며 이런저런 지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나이가 ..
156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243|2006-01-10
달력
금융사에 다니는 위층 아우가 신년도 달력과 가계부를 주어서 지난 해 달력을 걷어내고 그 자리에 새 달력을 걸었다. 탁상용 달력은 식탁 위에 세워놓고 모임 날짜나 소소한 메모를 해 두면 적당하다. 아직 정리하지 못한 지난 년도 가계부와 함께 새 가계부에는 작은 ..
155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213|2006-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