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알갱이가 되자
퇴원을 하고 며칠은 죽식으로 하다가 이내 일반식으로 식단을 바꿨다. 집근처 산책로를 걷는 가벼운 운동을 하면서 생활도 평상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2개월여 지난 어느날 이웃으로 부터 아르바이트를 해보지 않겠냐는 전화를 받았다. 결혼 전 5년 7개월 직장생활 외에는..
190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234|2008-06-20
마흔아홉의 봄
2008-06-19 08:53 평소에 변비기질이 좀 있었고 심하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 진단컨데 치질이 생겨있었다. 치질은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고 수년 전에 이미 생겨있었고 다만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지 않아 그저 단순..
189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303|2008-06-20
빈 자리
2008-06-18 18:33 두 딸이 언제부터 벼르던 여행길에 올랐다. 내 형편에 둘을 한꺼번에 유럽여행을 보낸다는게 버거워 기회를 미루고 있었는데 큰딸이 그동안 비축해놓은 얼마를 보태겠다기에 얼마동안 아르바이트로 꿍..
188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126|2008-06-20
상
재활용 집하장에 커다란 상 하나가 나와 있었다. 상 뒤에는 \'1983년 10월 22일 동창생 일동 늘 행복하소서\' 라는 매직글씨가 제 색을 잃어가고 있음이 오래된 물건임을 알게 했다. 만 이십 년 하고도 사 년을 어느집 안방에서 혹은 거실에서 백일잔치 돌잔..
187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631|2008-02-12
구두방 할아버지
열쇠를 복사하고 구두수선을 업으로 하고 계신 할아버지의 가게는 동네 목욕탕 건물 맨 끝퉁이에 두어평 남짓한 작은 가게였다. 방이라고 구분 지은 곳은,따로 문도 없이 바닥보다 약간 높게 올린 시멘트 바닥에 여름에는 거미줄같은 먼지를 덮어 쓰고 있는 낡은 선풍기와 ..
186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459|2006-08-25
날아라 훨훨 날아라
베란다에서 이상한 소리가 났다. 뭔가 푸더덕 거리는 소리가 나는 듯도 하다가 조용하기도 했다가, 섬뜩할 정도는 아니지만 심상찮은 분위기임은 분명하다. 거실 방충망에다 얼굴을 가까이 대고 베란다 상황을 살폈다. 이상 낌새가 보이지 않았다. 다만,베란다 밖 ..
185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255|2006-08-23
그것도 복이려니
시집살이 억세게도 했던 친구를 세월은 시어머니와 같이 늙히고 있다. 시동생 시누이 다 분가시키고 이젠 다리 뻗고 살만하다 싶으건만 가슴에 돌무덤 하나 지고 사는 친구. 쉰 듯한 목소리가 타고난 소리꾼의 목소리로 인정받으면서 소리에 심취해, 바쁜 가운데 모처..
184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218|2006-08-23
엄마는 무얼 드셨는지
식성이 하 시골스러워서 나중에 시골에 안주해도 먹거리 걱정은 안해도 되지 싶다. 강원도로 여행을 하던 중에 길 섶 깻잎 밭에 넘실대고 있는 이파리 커다란 깻잎을 보면 적당히 쪄서 쌈을 싸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먼저 드니,입맛도 별종스럽다고 퉁박을 받을 만도 했지 뭔..
183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420|2006-08-08
콩잎김치
친정 엄마가 해주시던 음식 맛에 길들여지고 육식을 좋아라 하지 않는 나는 시어머님 음식이 내 입맛에 맞지 않아서 시댁에서 밥 먹는 일에 곤욕을 치뤘다. 아들네가 온다고 하면 어머님은 고기국을 끓이시고 고기를 구우면 성찬인 줄 아시지만 나는 먹을 찬이..
182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4,313|2006-08-01
맛은 옛 맛이 아니로되
어릴때 엄마따라 시장에 가는 재미 중에 겨울에는 오뎅공장에서 막 구워낸 오뎅을 얻어먹는 재미였고 여름에는 한쪽 귀퉁이가 날아간 맷돌을 돌려 걸러져 나온 콩국물에 얼음 띄워 마시던 우묵이라는 것이 있었다. 지금은 그 재래시장이 정비가 되어 깔끔해졌지만 예전..
181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182|2006-07-30
우연히 정든 사람
그녀 나이 스물 넷에 우연히 정든 사람이 있었다. 키는 그렇다 치고 체격이 여자치고는 제법 큰 편이던 그녀에게 마음을 설레게 한 남자는 키는 그녀의 눈썹 께에 오고 체격 역시 그녀에 비해 많이 왜소해 보였다. 외로움이 컸던 탓일까. 짧은 교제 끝에 두 사람은 ..
180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887|2006-07-19
우산
드디어 왔다. 일 년에 한번 찾아오는 손님이건만 한번 왔다 하면 지겨울 정도로 머무는 바람에 크게 환영 받는 손님이 못되는 장마. 출근 길이 우중중해서 우산을 하나 챙겨 주었다. 아이들 우산은 쬐끄마 해서 머리나 제대로 감출까 싶은데 남자의 우산은 작은 ..
179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401|2006-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