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가 사는 구 관내 주민을 대상으로 골다공증 검사를 해준대서 접수를 해놨더니 12월 5일이라고 연락이 왔다. 오늘이 12월 5일. 오후 2시 시간 맞춰 오라는 친절한 안내를 받은 오늘 아침. 아침기온이 영하 7도라고 한다. 한겨울이면 몇 번이고 만나야 되는 날..
202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334|2008-12-05
휴가 끄트머리
여름휴가를 내지 않았던 남자가 이제사 며칠 시간을 얻었다. 휴가계획도 없었지만 장거리 여행이 여의치 않아 휴가가 여가가 되었다. 주말이 낀 휴가라 주말에 김장을 끝내고 제법 날렵한 남자와 각목같은 여자가 같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등산이어서 어제는 억새밭으로..
201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129|2008-12-02
합죽이 엄마
마음 먹으니 한나절 안에 닿는 거리인데 마음 먹기까지는 며칠이 걸리는 거리가 된 친정길. 아버지 기일도 아니고 엄마 생신도 아닌데 웬일인가 싶어 누웠다 일어났는지 한쪽 머리가 납작하게 눌린 채로 반가움 반, 놀라움 반으로 어리둥절한 엄마가 펑퍼짐한 바지를 추켜세우..
200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449|2008-11-20
이름없는 택배상자
남편 이름 앞으로 배 한 상자가 배달되었다. 받고 보니 누가 보냈는지 이름이 없다. 방문을 하겠노라고 전화를 미리 주었고, 우리집 주소 성명 모두 정확하게 기재되었건만 정작 보낸 사람은 주소만 있을 뿐 이름도 전화번호도 없다. 혹시 남편은 알까 싶어 전화를 해봤..
199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3,151|2008-10-24
그 길을 걷는다
모처럼 울린 전화 속에 뜬 이름은 동창이다. 동창회에 나가지 않은지 제법 되었지만 서로 연락처는 저장해 두고 있었나 보다. 시침을 떼고 \"여보세요?\" \"아~옥자 아니가?\" \"아~숙잔데...\" \"아이구~옥자한테 한다는 게 니한테 갔네.\" \"으..
198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721|2008-10-21
시장사람들
내 걸음 15분 정도를 내주면 동네 작은 재래시장에 갈 수 있다. 시장은 지붕도 없고 주차장은 더더욱 없는 정리된 시장이 아닌 시장이란 이름이 어색할 정도로 작은 곳이지만 떡방앗간도 있고, 화장품가게도 있고,채소가게도 있고, 생선가게도 있고, 정육점도 있고, 약..
197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335|2008-10-20
오라메디와 후시딘
치솔질을 하다가 아랫입술 안쪽에 상처가 났다. 매운 것도 뜨거운 것도 모두 방해물질이다. 치솔질을 할때마다 걸리적거린다. 일주일은 갈거라한다. 오라메디를 발라야겠다. 입술을 까뒤집어 찔끔 갖다댔다. 찰싹 들러붙던 약이 미끄덩거린다. 와 그렇노? 오래된 약인..
196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3,516|2008-10-01
딸의 꿈
딸의 꿈은 비행하는 것이었다. 스튜어디스가 되고 싶다며 그런 학과를 택했고 책상 위에는 모형 비행기가 두 대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이 되지 않은 청년실업이 기사화되어 나올때마다 아이는 내 눈치를 나는 아이 눈치를 본다. 엄친아. 엄마친구의 아들의 신조..
195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853|2008-09-26
두 달째 오지 않는 손님
키만 멀대같이 히멀건하게 컸던 나는 또래 친구들보다 다른 발육이 더뎠다. 젖몽오리도 늦게 나와 민가슴이었고, 생리또한 늦어서 체육시간에 교실 지킴이하는 친구가 부러운 날도 있었다. 중학교 3학년 가을소풍을 다녀온 날 저녁에 내 팬티를 보고 흠칫 설레임을 느꼈다. ..
194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542|2008-09-25
깜빡 모드
게으름의 극치를 맛봤다. 냉장고가 비어 내가 숨어 있어도 될 성 싶어 엊그제는 경동시장을 구경삼아 휘 다니러 갔다. 얼마만에 왔는지 버스 노선이 바뀐 줄도 모르고 마냥 앉았다가 눈에 익은 풍경에 놀라 일어났다. 이것저것 살 것은 많으나 팔 다리가 두 개씩..
193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340|2008-09-24
버려야 할 것과 버려야 할 ..
처음부터 작심한 것은 아니었다. 지난 토요일 비가 쏟아지는 시간에 들어선 시동생을 하룻밤 묵어 보낸 뒤 꺼내놓은 이불을 정리하던 것이 시발점이 된 것이다. 별스리 새로이 장만한 것도 없는데 이불장이 포화상태로 변했다. 혹시라도 다녀갈 친지들을 하루라도 재워 보내려..
192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564|2008-07-15
토마토
내가초등학교4학년,바람소슬한어느가을엄마나이마흔둘에 일곱번째딸을낳았는데,지금의내막둥이동생이다. 태어난순서는일곱번째지만막내가태어나기전에이미 두언니가 엄마가슴에못질로 남았기때문에다섯째딸이 되었다.엄마는막내를낳기만했지건사하는일은위로네명의자매가맡아야했다.젖주는일은엄마가하고..
191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813|2008-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