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힘들 때면
사는 게 힘들 때면 누구나 그러하듯이 하늘을 쳐다 봅니다.내가 힘들어서야 그 존재를 찾게 되는 속성은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러하리란 변을 대어봅니다.목이 조금 아파오고눈을 거친 물기가 귓속을 파고 들 즈음이면짐짓 아무렇지 않은 듯 겉을 여미다가조금씩 낮아지는 눈길이 가 닿..
38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460|2005-04-02
주머니 속에 넣어 온 가을
가을처럼 아름다운 시를 쓰고 싶었다겨울로 가는 길목은 늘 얼마간은 시큰한 무엇이었기에이번만큼은 폭신한 따스함을 저장하고 싶은 욕심을 부렸다 가을 바다라면 햇살에 투영된 맑은 바닥을 드러내올곧은 내면의 풍경을 불러들일 것만 같아 무작정 떠났다 혼자서 가끔씩 찾..
37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156|2005-04-02
비명
마른 풀 머리 풀고 일제히 옆으로 쓰러진 길을오늘도 버스는 잘도 달렸습니다조금은 더 금빛으로 빛나도 될 날들을바삐 서둘러 겨울로 가는 뒷모습은 허허롭습니다차창 밖으로 내다보이는 시골 시장 풍경 중에유독 눈길을 잡아끌던 모습이 있었습니다어느 촌로의 앞에 놓인 소쿠리에 수..
36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093|2005-04-02
'지지배'와 '가시나'
야, 지지배야!" 냅다 건너오는 첫마디. " 그래, 이 가시나야. 와" 그래놓고 동시에 까르륵~~~~~ 웃음 뒤끝에 싸아한 물기가 몰려온다 .얼마나 그리웠던 소리인가, 지지배란 말. 이 나이에도 아무 거리낌없이 그런 말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친구가 있음이 감사하다. 한..
35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161|2005-04-02
노스탤지어를 꿈꾸며
춘천.참 깨끗하고 조용한 도시...오래 전에 직장에서 추계교육 받으러 처음 갔던 곳인데 거기 연수원 뜰에 노랗게 떨어져 내리던 은행잎을 바라보며 한 계절을 오롯이 가슴으로 느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찬란했던 푸른 시간 중의 어느 한 시점, 순간의 정점으..
34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137|2005-04-02
인연이 떠난 자리
사람의 인연, 그 끈끈한 고리를 절감했었던 어제..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나눌 수 있는최대한의 신뢰와 사랑.그 기준치를 웃도는 사람을 경기도로 떠나보냈다.떠나가면서까지 씨익 웃으며 손수건 선물을 주고 가던 이차마 앞에서 울지 못하고떠나간 뒤 하루가 지난 오늘에서야흐느끼며..
33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095|2005-04-02
시월의 마지막 밤- 악몽의 ..
이 글을 쓸까말까 몇 번을 망설이다 한 번 크게 날리는 웃음에 가볍게 시월을 잊으시라고 올려 봅니다.. 23살 뽀송뽀송한 꽃띠였을 때의 제 이야깁니다 그 시절에는 월말이면 이런저런 업무 마감으로 전 직원의 반 이상이 야근을 해야하는 시절이었습니다 문제의 23살 10월의..
32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257|2005-04-02
엄마 같은 딸, 딸 같은 엄..
누가 역할바꾸기를 강요한 것도 아닌데 가끔은 그런 착각을 할 때가 있다 딸 애는 묘한 데가 있는 아이다 '도대체 저 아이 속에는 뭐가 들어있을까' 증폭하는 궁금증이 점점 또아리를 튼다 싶으면 '그래, 니가 그렇지 뭐..내 기대가 괜한거였지' 싶게 만드는. ..
31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184|2005-04-02
감잎 차
해마다 이맘 때쯤이면 감나무 밑에 불이 붙은 듯 빨간 낙엽들이 어지러웠지요 어릴 적 새벽 눈뜨기 바쁘게 게슴츠레 눈 비비며 마음보다 몸이 먼저 달려가던 감나무 밑. 이쁜 낙엽 주워 모아 졸졸이 깔아놓고 주위에 떨어진 투명하리 만치 말간 주홍색 홍시들을 주워 모아 조심스..
30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237|2005-04-02
아줌마의 오기가 발동하면
....그 끝은 자기 몸 망가지는 것 밖에. 오늘같은 날이야 짐보따리 생각해서 우아하게 양산 쓰고 다닐 생각이야 진작에 집어쳤지만 한낮 땡볕을 머리에 이고 부전시장에 가서 사람들 어깨에 부딪히고 다닐려니-- 아고야,,,이럴 줄 알았으면 밥이라도 두둑하게 먹고 나올걸 힘..
29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348|2005-04-02
고추 먹고 맴맴
아이의 가을 운동회. 5학년이지만 또래보다 한 살 어린 녀석은 작은 체구도 체구려니와 지 엄마를 닮아서 운동에는 젬병이라.. 다섯 명이달리는 조에서 4등을 해놓고도 속상한 표정은 커녕 숫제 당당하기까지 하다. 혼자서만 속으로 열불이 난다 한살 더 먹여서 ..
28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304|2005-04-02
보름 음식- 내 몫으로 남을..
어제 아침 남편이 출근을 하면서 그러더군요 "올해도 보름밥이랑 나물 조금씩 맛은 봐야 않것나" "맨날 먹지도 않고 내 입만 고생하게 하믄서 또 와" "그래도 그냥 지나가기는 허전하고..니 쪼매만 신경 좀 써봐라" 띠용~~하기 싫다는 감정이 앞서는 순간은 늘 머리..
27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299|2005-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