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지지배야!"
냅다 건너오는 첫마디.
" 그래, 이 가시나야. 와"
그래놓고 동시에 까르륵~~~~~
웃음 뒤끝에 싸아한 물기가 몰려온다 .
얼마나 그리웠던 소리인가, 지지배란 말.
이 나이에도 아무 거리낌없이
그런 말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친구가 있음이 감사하다.
한참을 침묵으로 숨을 고르는 걸로 보아
친구도 입술 자근자근 깨물며 물기를 다스리는 것 같다.
무엇이겠는가, 친구란...
마주 보고 침묵으로 일관해도 서로의 마음을 읽어내는 관계
아무리 헹구어도 남아있는 곰삭은 시간의 맛을 공유한 관계
웃음 속에 얼버무린 아린 그림자도 단 한번의 눈길로 파악하는 관계
그리하여 천마디 입발림보다는 말없이 등짝에 따뜻한 손의 감촉을 얹는..
멀리 떨어져 있어도 늘 꿈속의 유년으로 같이 동행해 주는 길 벗.
아슴한 마음 한켠 울컥 치미는 그리움으로 자리하는 존재
아주 많이 힘들 때 한마디 음성으로도 힘을 실어주는 존재
눈빛에 힘이 빠지면 욕바가지 한소쿠리 퍼 부어
다시금 총기를 불어넣어주는 존재
끝끝내 삶의 끝자락에선 잔잔한 물결로 함께 흐르고 싶은 꿈으로 자리해
가끔씩 허탈함에 주저앉고 싶은 충동이 일어도
애면글면 다시금 내 길을 일구게 하는.....
오늘,
그런 친구의 전화 한통이 내가 살아있음을 실감나게 한다.
아!
어쩌면
내가 간직하고 가야 할 삶의 秘意인지도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