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157

'지지배'와 '가시나'


BY 최지인 2005-04-02

야, 지지배야!"

냅다 건너오는 첫마디.

" 그래, 이 가시나야. 와"

그래놓고 동시에 까르륵~~~~~

웃음 뒤끝에 싸아한 물기가 몰려온다 .

얼마나 그리웠던 소리인가, 지지배란 말.

이 나이에도 아무 거리낌없이

그런 말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친구가 있음이 감사하다.

한참을 침묵으로 숨을 고르는 걸로 보아

친구도 입술 자근자근 깨물며 물기를 다스리는 것 같다.

무엇이겠는가, 친구란...

마주 보고 침묵으로 일관해도 서로의 마음을 읽어내는 관계

아무리 헹구어도 남아있는 곰삭은 시간의 맛을 공유한 관계

웃음 속에 얼버무린 아린 그림자도 단 한번의 눈길로 파악하는 관계

그리하여 천마디 입발림보다는 말없이 등짝에 따뜻한 손의 감촉을 얹는..

멀리 떨어져 있어도 늘 꿈속의 유년으로 같이 동행해 주는 길 벗.

아슴한 마음 한켠 울컥 치미는 그리움으로 자리하는 존재

아주 많이 힘들 때 한마디 음성으로도 힘을 실어주는 존재

눈빛에 힘이 빠지면 욕바가지 한소쿠리 퍼 부어

다시금 총기를 불어넣어주는 존재

끝끝내 삶의 끝자락에선 잔잔한 물결로 함께 흐르고 싶은 꿈으로 자리해

가끔씩 허탈함에 주저앉고 싶은 충동이 일어도

애면글면 다시금 내 길을 일구게 하는.....

오늘,

그런 친구의 전화 한통이 내가 살아있음을 실감나게 한다.

아!

어쩌면

내가 간직하고 가야 할 삶의 秘意인지도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