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힘들 때면
누구나 그러하듯이 하늘을 쳐다 봅니다.
내가 힘들어서야 그 존재를 찾게 되는 속성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러하리란 변을 대어봅니다.
목이 조금 아파오고
눈을 거친 물기가 귓속을 파고 들 즈음이면
짐짓 아무렇지 않은 듯 겉을 여미다가
조금씩 낮아지는 눈길이 가 닿는 곳이 있습니다.
아무리 험한 곳에서도
아무리 응달진 곳에서도
오로지 하늘만을 우러르는 꼿꼿한 자세.
생태적으로 어쩔 수 없이 타고 난 형벌같은 것이라 해도
누구에게 원망 한 번 없이 수직의 삶을 고집하는 견고함.
그 절대적인 고독을 말없이 수용하는 것이 목표인 듯
우직하게 뿌리를 넓혀가는 나무.
위에서 부터 훑고 내려오던 시선이 멈추는 곳, 뿌리 쯤.
'그래, 뿌리가 튼튼한 사람은 허풍이 없지'
내 한 발 딛기가 힘들다고 내내 떠들어댄 엄살이 부끄러워집니다.
그러면서 또한은 부러움을 감출 수 없습니다.
턱없이 무거운 내 손보다 나뭇잎처럼 가벼워 보이는 나무의 손이,
허공에 대고 자유롭게 내밀고 있는 아무 것도 쥐고 있지 않은 그 손이.
앙상한 가지만 남은 그 나무 아래서
가장의 주름살 깊어가는 얼굴은
그래서,
더 지치고 야위어 보이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 앙상함의 비감이 불러오는 생뚱한 의지 또한
우리 사람이 일궈내야 할 삶의 명분이 아닐런지요.
더 이상 마를 게 없으므로 이젠 피울 불길만 남은...!
늘 그렇게 부려놓는 우리들 삶의 애상들이
올해만큼은 조금 더 따뜻한 색조를 입었으면 하는 바램 간절합니다
지금 그대로의 위치에서
앞을 향한 질주만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