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추의 햇살은
직장 다닌답시고세탁기 안에 옥시크린 세제를 털어 넣는 것으로 은근슬쩍 건너뛰었던 삶는 속옷 빨래들을모처럼 폭폭 삶아 뽀얀 햇살에 내건다. 휴일을 지나는 하늘은구름마저도 한껏 여유를 거니는 듯저만치 게으른 뭉게구름이 빛살을 걸러내고 있다. 여름내 습기 찬 아랫도리를 ..
110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4,020|2006-09-04
강쥐 이야기 / (6) 가을..
아파트 반상회에 애완용 동물에 대한 분분한 의견이 오고갔지만 집집마다 동의서 받으러 총총거리며 오르내리기를 몇 번, 그런대로 위기를 잘 넘겼었는데.. 불안해 잠도 제대로 못 자는 딸애 때문에 약한 마음에 넌지시 록희의 분양을 시도하다 뒤로 미루고 미뤘던 일..
109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2,131|2006-09-04
강쥐 이야기 / (5) 록희..
우리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어떤 교감신경이 동물에게는 본능적으로 작용하는가 봅니다. 바삐 하루를 살다 보면 어찌 점심이 지나갔는가 어찌 저녁이 다가왔는가 싶고 아들녀석이 현관문을 탕탕 치는 소리에 \'아, 벌써..\' 하는데 록희가 함께 살고..
108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2,087|2006-09-04
강쥐 이야기 / (4) 밤새..
참나, 어제 한숨 자고 일어난 딸애가 록희를 다른 곳으로 보낸다는 말에 밤새도록 엉엉 울면서 록희를 안고 어찌나 안절부절 못하는지 드라마도 그런 드라마 연출은 없지 싶데요... 한참을 울더만 갑자기 사진기를 꺼내서 록희를 이리 찍고 저리 찍고 눈물 한번 닦고 사진 한판..
107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232|2006-09-04
강쥐 이야기 / (3) 비오..
에구, 록희를 병원에 델꼬 갔다 왔더니 힘이 쫙~~빠지네요 비 핑계대고 오늘은 가지말까 싶다가 사람이라면 말로 표현이나 하지 지혼자 얼매나 아플낀데...싶어 두눈 찔끔 감고 콜택시로 왕복하고 나니 택시비에 병원비에 참말로 허파에 바람이 새는구먼요*^^* 그래도 오늘 많..
106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329|2006-09-04
강쥐 이야기 / (2) 록희..
아기를 키우듯 조심스런 건 둘째 치고 도대체가 다들 록희 땜에 분위기가 들떠 있다 작은 녀석은 학습지를 하다가도 강아지 한번 더 만져볼려고 괜시리 물마시러 나왔다고 핑계대고 진득하게 의자에 앉아있지를 못하고 큰애는 큰애대로 시험공부는 뒷전이고 록희 발톱이 길었네, 털이..
105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532|2006-09-04
강쥐 이야기 / (1) 새로..
**** 벌써 3년 전의 일이지만 어느날 준비도 없이 우리 식구가 되었다가 1년 반을 함께 살다 형편상 다른 집으로 분양한 시츄강아지 이야기이다. 우연히 파일을 정리하다 이곳에 갖다 놓는다 아으~~어딜 어떻게 만져야 할지-- 보기엔 너무나도 앙증맞고..
104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492|2006-09-04
빗속의 축제
매년 여름이면 남편의 고교 동창들은 조기축구회 회원들이 주축이 된 정기야유회를 갖는다. 가능하면 온 식구들이 함께 동참하여 우정도 정도 마음껏 나누는, 그야말로 아름다운 여름날의 축제이다. 이미 정해진 날이 하필이면 태풍의 영향권에 든 날이었지만 그 모든 것을 초월한 ..
103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398|2006-08-22
지천명의 우정들
퇴근을 앞둔 시간 핸드폰이 깜빡인다. 어찌 그리 귀신인겨, 딱 2분전이구만..궁시렁거리며 받으니 잔뜩 힘을 실은 하이톤의울집남자 목소리가사무실이 쩡쩡 울리도록쏟아져 나온다. 본능적으로 소리높이를 낮춤과 동시에 내 귀에서 저만치떨어지게하는팔동작에 작은 짜증이 실린..
102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357|2006-07-14
기억의 속성
7월 들어 새로 시작한 한주의 시작.월말에 밀쳐두었던 마감을 겨우 끝내고 이제서야 책상 앞에 놓인 작은 달력을 한 장 넘깁니다. 빽빽하게 채워져 한달을 살아낸 흔적들이 지워지고또 다시 살아낼 기록들이 차례차례 제 작은 칸을 찾아 들어갑니다.열심히 또박거리던 볼펜이 달..
101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494|2006-07-03
박제
사무실 직원들이랑 점심을 먹으러 나서는데 전화가 왔다.바로 밑의 여동생이다. -언니너? 나야..목소리 끝을 맺지 못하는 걸 보니내리는 비를 연유한다해도 평소 동생의 목소리완 판이함이 여실하다. 무슨 일일까. 머리속에 바쁘게 엉긴다.외양으로 보나 마음씀씀이를 보나 어디..
100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436|2006-06-22
가슴으로 길어올린 음악파일-..
장마비가 질정없이 퍼붓던 어느 해 여름이었나. 데모로 점철되던 질곡의 시간들을온몸으로 고스란히 치러내야 했던 80년대의 젊음들.그 중간에 우리 오빠가 있었다. 날마다 눈에 핏발 선 불을 밝히고며칠 동안 소식도 없다가깊은 밤 엄마의 한숨이 달빛 타고 깊어 질 때소리..
99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617|2006-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