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에서 행복까지
아파트 배란다 난간이 감옥의 창살처럼 높게만 보일 때가 있다. 현관문은 열려 있건만 등짝에 껌처럼 찰싹 들러붙은 아이들이 한 없이 무거워 땅 속으로 꺼져 버릴 때가 있다. 다 내뱅개쳐 버리고 어디론가로 떠나고 싶은날. 그게 어제 였다. 오후내내방바닥에 붙어 ..
9편|작가: 김정인
조회수: 1,753|2005-01-28
어느 손녀의 작은 배웅
따스한 햇볕이 거실 가운데까지 놀러와 아이와 한바탕 술래잡기를 할 때쯤, 남편이 현관문을 열고 황급히 들어왔다. “큰 어머님이 돌아가셨다. 빨리 짐 싸라. 어제 밤 11시에 돌아가셨으께 내일모레쯤 올끼다.” 등은 반쯤 구부러져 걸음 걷기도 불편해 보이던 몸을..
8편|작가: 김정인
조회수: 1,727|2005-01-25
친정 엄마의 두 화음
엄마의 과거에 대해서는 아직 자세히 들은 적은 없지만 가끔씩 마음이 울적하시거나 내가 엄마와 비슷한 억울한 경우를 당할 경우에는 툭툭 한마디씩 자신의 얘기를 하신다. 특히, 철없는 딸이 엄마가 속상할 것은 생각지도 않고 시댁으로부터 받은 스트레스를 얘기할 때는 나보다 ..
7편|작가: 김정인
조회수: 1,780|2005-01-21
예측불허 아이의 끝말잇기(꽁..
예측불허 아이의 끝말 잇기 작가 :김정인 아이가 자기 싫어 몸부림을 치더니 급기야는 끝말잇기를 시작했다. 원숭이 엉덩이는 빨게 (음 우리도 그렇게 시작했었지) 빨간것은 사과 (그렇지) 사과는 둥글..
6편|작가: 김정인
조회수: 1,704|2005-01-20
새해맞이
2004년도 며칠 남지 않았다. 무언가를 정리하고 새롭게 시작해야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단지 날짜가 얼마남지 않았다는 것이 그런 마음을 들게한 걸까? 오늘 남편은 작은 아이가 칭얼거려 아들과 함께 작은 방에서 잔다. 휴가를 얻은 기분이다. 내가 보고 싶은 드라마를..
5편|작가: 김정인
조회수: 1,682|2005-01-19
매미가 들려주는 이야기
매미가 들려주는 이야기 벚순이를 따라 이곳에 이사 온 지도 거의 두 달이 다 되어가네. 옆 동네 물참이는 ‘친구 따라 강남 갔다가 후회한다’고 나에게 충고를 했지만, 차마 벚순이 혼자 그 먼 곳으로 보낼 수 없어 따라오게 되었어. 나의 이야기를 들으면 이렇게까지..
4편|작가: 김정인
조회수: 1,925|2005-01-17
꿈을 향한 34살의 날개짓
남자들이 일을 하면 흔히 '생계를 위한 거룩한 몸부림'이라 말하고, 여자가 일을 하면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사치스러운 자아실현'쯤으로 여기기가 일쑤다. 나에게 있어 지난 3년은 무엇이었을까? 뭐에 미친듯 홀리듯 직장을 다녔고, 나는 감히 그것을 '꿈을 향한 34살..
3편|작가: 김정인
조회수: 2,041|2005-01-17
아름다운 사람 내음
욕실에서 열심히 청소를 하고 있는데, 휴대폰 소리가 어렴풋이 들렸다. 몇 번 울리는가 싶더니 그쳤다. 잠시 후, 더 큰 소리로 나를 불러 대어 황급히 고무장갑을 벗고 전화기를 들었다. 걸걸하고 시원스러운 남자 목소리였다. "누부야, 뭐 하고 있는교, 자고 있는데 깨..
2편|작가: 김정인
조회수: 1,836|2005-01-17
엄마의 크리스마스
아이의 선교원에서 선물을 사 보내라고 했다.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산타클로스를 보내어 아이들에게 그 선물을 전달한다고 것이다. 예수님이 1년동안 친구들이 착한 일을 많이 해서 선물을 준다고 아이에게는 말해두고 부모님은 아이가 좋아하는 선물 한가지와 아이의 장단점을 적은..
1편|작가: 김정인
조회수: 1,865|2005-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