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결실
사랑의 결실 ㅡ결혼 축시염정금서로 다른 가문에뿌리 내리고 살다하늘에서 맺은 인연지상에서 꽃 피우기 위해두 손 마주 잡은 이 가을하늘도 감동하여옥빛 눈으로 지켜 보고대지도 기뻐하며황금빛 물결로 일렁인다기억하라때론, 세찬 소나기에 젖고때론, 거센 바람에 흔들려도두 손 맞잡..
32편|작가: 염정금
조회수: 107,926|2023-11-30
4월의 노래
4월의 노래염정금지상에 뿌리 내린 것들아겨우내 품은 희망을 내어라꽃샘바람에 봄꽃 떨궈내고새움 곧추 세워 신록을 꿈꾸지 않느냐?근본을 잃지 않은 것들아겨울 잠 깨어 먼 하늘까지 울리는종달새의 노래에 귀기울여라봄바람 불어와 깃털을 흔들고자궁문 열기를 기다리고 있지 않느냐내..
31편|작가: 염정금
조회수: 88,240|2023-04-28
흙살의 노래
-흙살의 노래-텃밭 흙살을 헤집는다오랜 가뭄 끝 한차례 소나기 지나갔지만금세 말라 버린 흙은 목마른 절망을 전한다호미마저 거부하는 담 옆 굳은 땅쩡쩡 쇳소리까지 내며닫혀 버린 속내를 전해 온다그 옆, 물 줘 가며 ..
30편|작가: 염정금
조회수: 85,168|2022-09-01
여름 일기
내내 건장마로 불볕만 보내더니웬걸, 심중에 변화가 왔을까밤새눈물샘 터진 하늘이천지 뒤흔드는 우뢰로 목놓아 울었다이제 좀 후련해 지셨나?오후엔 말간 하늘에 뭉게 구름까지 두둥실모처럼의 몽실대는 구름 손짓에부푼 가슴 설레어 논길 찾은 아낙들일렁이는 모들 춤에 엉덩이 실룩거..
29편|작가: 염정금
조회수: 39,792|2022-07-20
하늬바람에 할미꽃 詩 피..
겨울 옷 벗고 봄문 열듯땅끝 해남에 불어온 문해교육사*바람못 배워 속앓이 하던 할매들의 한품어안아 녹이는 봄바람이다전쟁으로, 여자여서학교 근처도 못 간 할매들자식 출가하고 영감 떠난 뒤로자식의 살가운 편지마저까막눈이라 이장 찾아 줄달음치던겨울 장막 같은 갑갑한 세월하늬..
28편|작가: 염정금
조회수: 29,333|2022-02-27
설날, 그 풍경을 그리..
북풍에 한들대는 감나무 가지 끝 까치밥까치 기다리다 농익어 거뭇하게 말라가고귀향 객 자동차 줄을 잇는 소식 뒤로오미크론 확진자 수 늘어나 근심 어린 섣달그믐조그만 면 단위 시골 마을 어둠을 젖히듯창들마다 환한 등불로 우울을 벗는다간간이 대문 들어선 자동차 반기는 마을..
26편|작가: 염정금
조회수: 20,873|2022-02-03
봄동의 노래
나는 은밀하게 잎 포개어속내를 감추는 가을 배추 아닌온 몸 땅 바닥에 펼쳐 하늘과 맞서는 당당한 봄동이다북풍한설도 두렵잖다매서운 시련만큼 단내나는 몸푸르디 푸른 이파리 넓히려진솔한 노오란 싹을 내고 낸다오랜 갇힘과 시큼한 것이 싫은 사람들아내 밑둥 잘라 봄의 노래를 부..
24편|작가: 염정금
조회수: 20,783|2022-01-25
첫눈
첫눈이 내린다하늘하늘 내리는 눈발이하늘 땅 경계를 지우고마을 앞 산도 가리고텃밭의 파릇한 생기도 덮고겨울 냉기 속으로 들앉혀옴싹달싹 못하게 하얀 걸쇠를 잠근다얼마나 많은 눈물을 쏟아야저 걸쇠를 열고 나갈 수 있을까울음 소리마저 잦아져버린 지친 세상서로 사랑하기보다 원..
23편|작가: 염정금
조회수: 17,829|2021-12-29
억새
하얀 꽃 보송하게 부풀어 오른뒷산 언덕배기 억새들지나가는 바람결 힘 잡아 몸 푸는 중이다힘주어라힘주어라바람 산파의 독려숲 속 메아리로 휘돌면돌아올 봄 흙살 비집고 오를 작은 생명들더 한 층 멀리더 안온한 곳으로 보내려가녀린 허리를 흔들어댄다포르르포르르솜털 포대 속 씨앗..
22편|작가: 염정금
조회수: 17,987|2021-11-10
꽃등
꽃밭 국화가 만개해 마치 꽃등 밝히듯 환하다꽃등염정금봄 볕 좋던 날,무성한 가지 잘라담장 아래,대 숲 아래고양이 드나드는 울타리 옆꽂아두고 살뜰히 보살폈다여름 지나 가을 초입문턱오종종 꽃망울 올려 맘 설레게 하더니한 차례 밀려든 한파에 화들짝 놀라꽃망울 터트린 연분홍..
21편|작가: 염정금
조회수: 17,714|2021-10-27
가을,장두감에서 승전보를 ..
저개선장군처럼당당한 풍채를 보라말간 하늘 드높은 가을 날감 잎 사이 툭 불거진 장두감 하나서녘 하늘처럼 붉은 깃발 세우고그 옆 잎사귀에 새겨진 검은 반점들치열했던 전쟁을 전한다틈만 나면 공격해대는 해충들오징어게임마냥 조랑한 감 떨구어내고느닷없이 퍼붓는 가을 폭우남은 것..
20편|작가: 염정금
조회수: 17,835|2021-10-16
가을 햇살 쨍하다
두 두덕 심은 텃밭 고구마백신 후유증 핑계로 게으름 피워서일까마치 산 중턱 고구마 밭처럼 줄기만 번성했다텃밭 고구마를 캔다넌출한 줄기 걷어내고 숨 죽인 땅 후비니그 아래 고구마 식구들우르르 얼굴 내밀 줄 알았는데뿌리만 쏙 올라온 빈 집 투성이다간혹 터줏대감같은 굵직한..
19편|작가: 염정금
조회수: 17,730|2021-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