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풍에 한들대는 감나무 가지 끝 까치밥
까치 기다리다 농익어 거뭇하게 말라가고
귀향 객 자동차 줄을 잇는 소식 뒤로
오미크론 확진자 수 늘어나 근심 어린 섣달그믐
조그만 면 단위 시골 마을 어둠을 젖히듯
창들마다 환한 등불로 우울을 벗는다
간간이 대문 들어선 자동차 반기는 마을
전, 나물, 적 설 명절 음식 내음
대숲 바람에 실려 동네 골목을 휘돌고
몸 괜찮냐 안는 어머니 품 고향에 안겨
긴 역병으로 연약해진 심신 치유하는지
장닭 훼치는 새벽까지 창이 환하다
멍석 깔고 둘러 모여 도 개 걸 윷 모
왁자지껄 요란한 모습 사라진 조용한 설
도란도란 옛 시절 환원하여 찾은 새 힘
차례 지내고 음복으로 받은 건강복
귀경길 오른 자동차 행렬에 실려가는지
밤 늦은 시간까지 꼬리에 꼬리 문 자동차들
밤하늘 별처럼 반짝거라며 지상의 막막함을 밀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