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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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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그 풍경을 그리다


BY 염정금 2022-02-03

설날  연휴  소묘

북풍에 한들대는 감나무 가지 끝 까치밥

까치 기다리다 농익어 거뭇하게 말라가고

귀향 객 자동차 줄을 잇는 소식 뒤로

오미크론 확진자 수 늘어나 근심 어린 섣달그믐

조그만 면 단위 시골 마을 어둠을 젖히듯

창들마다 환한 등불로 우울을 벗는다


간간이 대문 들어선 자동차 반기는 마을

전, 나물, 적 설 명절 음식 내음

대숲 바람에 실려 동네 골목을 휘돌고

몸 괜찮냐 안는 어머니 품 고향에 안겨

긴 역병으로 연약해진 심신 치유하는지

장닭 훼치는 새벽까지 창이 환하다


멍석 깔고 둘러 모여 도 개 걸 윷 모

왁자지껄 요란한 모습 사라진 조용한 설

도란도란 옛 시절 환원하여 찾은 새 힘

차례 지내고 음복으로 받은 건강복

귀경길 오른 자동차 행렬에 실려가는지

밤 늦은 시간까지 꼬리에 꼬리 문 자동차들

밤하늘 별처럼 반짝거라며 지상의 막막함을 밀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