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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장두감에서 승전보를 읽다


BY 염정금 2021-10-16

저 

개선장군처럼 

당당한 풍채를 보라





말간 하늘 드높은 가을 날

감 잎 사이 툭 불거진 장두감 하나

서녘 하늘처럼 붉은 깃발 세우고

그 옆 잎사귀에 새겨진 검은 반점들

치열했던 전쟁을 전한다


틈만 나면 공격해대는 해충들

오징어게임마냥 조랑한 감 떨구어내고 

느닷없이 퍼붓는 가을 폭우

남은 것들마저 우두둑 떨쳐내

익은 감 볼 수 없을 거라 여겼다



이 가을, 

이기고 돌아온 저 개선장군 깃발에서

입 막고 발 묶인 세상

머잖아 자유로워질거라는 승전보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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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 마당과  옆 마당에  감나무 세 그루 있다.  두 그루는  단감 나무고  한 그루는  장두감이다.  
처음  이사 오던  해는  단감  서른 개  정도가  오렌지 빛으로  익어  따  먹었는데  자연스레  놔두었더니  감은  조랑하게  열리는데 익기 전  다  떨어져 버렸다. 더구나  어르신말에 의하면  올핸  해충도  많았고  가을  폭우도  잦아  감들이  다  떨어졌다는  애기라 약마저  치지 않은  울집  감나무는  하나의  감도  남지 않고  다  떨어졌으리라  여겼다.
그래서  감잎만  한들대는  감나무보며  내년엔  천연  약제인  이엠이라도 뿌려줘야하나  생각했는데  말간 가을  드높은 날 승전보가 날아들었다
텃밭 부추를  다듬다  토독거리는  소리에  올려본 감나무 이파리  사이  노을 빛으로 익어가는  장두감이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주먹만큼 자란 장두감이  마치  전쟁을  치르고 온  개선정군처럼 당당해  보였다.
그리고 오렌지 빛으로 익어가는 모습이  마치 승전보처럼  반갑게  느껴져 읊조려 본 시다.
이 시처럼  머잖아  코로나로 묶인 세상 이 다시 일상  생활로  돌아가  자유로웠으면  좋겠다


가을,장두감에서  승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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