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집 앞 마당과 옆 마당에 감나무 세 그루 있다. 두 그루는 단감 나무고 한 그루는 장두감이다.
처음 이사 오던 해는 단감 서른 개 정도가 오렌지 빛으로 익어 따 먹었는데 자연스레 놔두었더니 감은 조랑하게 열리는데 익기 전 다 떨어져 버렸다. 더구나 어르신말에 의하면 올핸 해충도 많았고 가을 폭우도 잦아 감들이 다 떨어졌다는 애기라 약마저 치지 않은 울집 감나무는 하나의 감도 남지 않고 다 떨어졌으리라 여겼다.
그래서 감잎만 한들대는 감나무보며 내년엔 천연 약제인 이엠이라도 뿌려줘야하나 생각했는데 말간 가을 드높은 날 승전보가 날아들었다
텃밭 부추를 다듬다 토독거리는 소리에 올려본 감나무 이파리 사이 노을 빛으로 익어가는 장두감이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주먹만큼 자란 장두감이 마치 전쟁을 치르고 온 개선정군처럼 당당해 보였다.
그리고 오렌지 빛으로 익어가는 모습이 마치 승전보처럼 반갑게 느껴져 읊조려 본 시다.
이 시처럼 머잖아 코로나로 묶인 세상 이 다시 일상 생활로 돌아가 자유로웠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