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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늬바람에 할미꽃 詩 피어나다


BY 염정금 2022-02-27


겨울 옷 벗고 봄문 열듯
땅끝 해남에 불어온 문해교육사*바람
못 배워 속앓이 하던 할매들의 한
품어안아 녹이는 봄바람이다

전쟁으로, 여자여서
학교 근처도 못 간 할매들
자식 출가하고 영감 떠난 뒤로
자식의 살가운 편지마저
까막눈이라 이장 찾아 줄달음치던
겨울 장막 같은 갑갑한 세월

하늬바람 산들산들 다가가
들어주고 일깨워주는 소통으로
청맹과니 벗은 할매들 마음 속마다
파릇한 새 잎 새 부리처럼 돋아나고
내내 밑둥에 내려앉힌 사연들
수줍은 할미꽃
시를 피우는 중이다


최첨단 시대에  이르러 로봇이  음식을  나르고 수소차 전기차가 나오는 눈부신 발전을  하였는데도 여전히 약봉지에 쓰여진  아침, 저녁이라는 글자를 몰라 약을 타올 때면 이장의 도움을 받아 따로 분류해서 먹어야 하는 힘겨운 세월을 보내는  어르신들이  있다.

  하여  몇 년  전부터 서류나  아들이  보내온  편지  등을  들고  이장을  찾아가야  하는 어르신들의 문해교육 필요성을 지자체마다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소도시는  물론이고  여러  군에선 오래 전부터 한글을  가르치고 일상생활에  도움이 되는  생활 문해 교육사를  양성하여 어르신 문해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최근 땅끝 해남에서도 이에 발맞추어  해남 군청이 주최하고 한국문해교육협회가 주관한  해남 문해교육사 3급 교육을  마치고 해남문해교육사 1기생으로  출범해 공식적인 문해교육의  첫발을 내디뎠다.

 1월 말, 20명의  문해교육사 3급 수강생을  모집한다는 공지에 해남에 거주한지 2년을 넘어 3년으로 가는길목에서 무언가 보람있는 일을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온 터라 바로 지원했는데  56명의  지원자가  모일 정도로  호응이 큰  교육이었다.

 해남문해교육사 3급 교육은 기존 문화진흥원에서  교육 후  문해교육사로  활동중인  9명과  새로이 뽑힌  12명이  교육을  받았는데  팀을  정하는  첫  강의부터  그 열기가 뜨거웠다.

 한국문해교육협회 강영숙 부회장의 총괄로 이어진 문해교육사 교육은 신성훈 문해교육협회장 외 수원제일대학 평생교육 교장인 박성도 교수의 문해교육  이론과 원광대 손시은 교수의 기초국어 등  이론  교육이  진행되었다.  그리고  담양(조선미),영암(전성원), 광명(김차순), 화순(김은진), 목포(김주호), 익산(김숙), 원주(박현준) 등 지역 문해교육사 선배들이 현장에서의 교수법을  전했다. 그리고  해남군 평생교육 정현아 담당자가 전한 해남문해교육의 실태를 듣고 해남 문해교육이 절심함을  느꼈다.

2월 24일 오후 4시, 오미크론 확진  급증으로  군  관계자인 정현아 주무관 외 김종숙, 이정확 군의원  및 신성훈 문해협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각 인사들의 축하 말씀과 교육생 소감 발표로 조촐하게 진행되었다. 하지만 첫 해남문해교육사 1기생  배출이라는 점에서 큰 획을 긋는 벅찬 수료식이었다.

 이날, 새로이  출범한  해남문해교육사  1기생들은 수료  소감 발표를 통해 전쟁으로 , 여자라고 해서  배우지 못해  글을  읽지도 쓰지  못한  한을  풀어드리고 어르신들으의 내재된 재능을  일깨우는  역할을  하는  문해교육사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조속히  오미크론이  잦아져  어르신들의  문해교육이 시행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땅끝  해남에  불어온  하늬바람처럼  해남문해교육사 3급 바람이  겨울 장막처럼  짙게 내린  못 배운  설움을  걷어내고 어르신 얼굴마다 화사한 함박꽃이  피어나고  가슴  깊이  묻어둔  이야기들이  할미꽃  詩로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하늬바람에  할미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