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볕 좋던 날,
무성한 가지 잘라
담장 아래, 대 숲 아래
고양이 드나드는 울타리 옆
꽂아두고 살뜰히 보살폈다
여름 지나 가을 초입문턱
오종종 꽃망울 올려 맘 설레게 하더니
한 차례 밀려든 한파에 화들짝 놀라
꽃망울 터트린 연분홍 국화 뒤로
일시에 노오란 꽃망울 터트렸다
저 빈한한 담장
저 그늘 깊은 뒤안
저 길냥이 숨어든 울타리 아래
암울한 곳 밀치는 꽃등 환하듯
세상 암흑도 점차 밝아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