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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등


BY 염정금 2021-10-27



꽃등꽃밭 국화가 만개해 마치 꽃등 밝히듯 환하다

꽃등
염정금

봄 볕 좋던 날,

무성한 가지 잘라

 담장 아래, 대 숲 아래

고양이 드나드는 울타리 옆

꽂아두고 살뜰히 보살폈다


여름 지나 가을 초입문턱

오종종 꽃망울 올려 맘 설레게 하더니

한 차례 밀려든 한파에 화들짝 놀라

꽃망울 터트린 연분홍 국화 뒤로

일시에 노오란 꽃망울 터트렸다


저 빈한한 담장

저 그늘 깊은 뒤안

저 길냥이 숨어든 울타리 아래

암울한 곳 밀치는 꽃등 환하듯

세상 암흑도 점차 밝아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