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은밀하게 잎 포개어
속내를 감추는 가을 배추 아닌
온 몸 땅 바닥에 펼쳐
하늘과 맞서는 당당한 봄동이다
북풍한설도 두렵잖다
매서운 시련만큼 단내나는 몸
푸르디 푸른 이파리 넓히려
진솔한 노오란 싹을 내고 낸다
오랜 갇힘과 시큼한 것이 싫은 사람들아
내 밑둥 잘라 봄의 노래를 부르라
동지 지나 뿌리마다 봄물 흘러
달래 냉이 씀바귀 움칠대고
배고픈 시대 힘이던 보리 솟구친다
봄을 부르는 당당한 것들아
우리 모두 봄문 활짝 열고서
남풍 부는 희망의 들판이 되고
밥상 위 입맛 돋구는 봄맛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