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꽃 보송하게 부풀어 오른
뒷산 언덕배기 억새들
지나가는 바람결 힘 잡아 몸 푸는 중이다
힘주어라
바람 산파의 독려
숲 속 메아리로 휘돌면
돌아올 봄 흙살 비집고 오를 작은 생명들
더 한 층 멀리
더 안온한 곳으로 보내려
가녀린 허리를 흔들어댄다
포르르
솜털 포대 속 씨앗들
바람 품에 안겨 허공을 휘돌다
살가운 흙살에 내려 앉아
봄 짚는 꿈길로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