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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살의 노래


BY 염정금 2022-09-01

-흙살의       노래-

텃밭     흙살을     헤집는다

오랜    가뭄   끝   한차례   소나기    지나갔지만
금세   말라   버린   흙은    목마른    절망을    전한다
호미마저    거부하는    담   옆    굳은    땅
쩡쩡    쇳소리까지    내며
닫혀    버린    속내를     전해 온다
그 옆,  물 줘   가며    가꾼    완두콩    뽑아낸    흙살
부연    흙먼지    날리지만    살갑게   호미를    안는다
어쩌면    사람살이도     저   흙살과     같은     것
오랜     절망을     품어   주고
살가운    이해로    보듬어    안고
뿌리    내린    이들에게    힘 실어
희망    노래    부르게    하는    것
흙살    고르게    펴서
참깨    콩    녹두   토란    심어두고
잘    품어    싹 틔우길     기다리던    날,
흙살    들추고    얼굴    내미는    새순들
참으로    힘겨운    일을     해냈다
저게    바로   희망    품은    것들의     약동인   게다
    위  는  '  흙살의      노래    전문이다.
땅 끝 마을 해남으로 귀촌한 지 어느 덧 4년, 그 동안 내 일상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성인문해강사로 활동하며 캠핑 마니아인 남편을 따라 캠핑을 다녀오거나  자그만  텃밭을 가꾸는 것이었다

 하지만 뒤안 대숲 바람과  그  속에  깃들어  사는  새 소리에  잠이  깨어  하루를  보내고  논개구리 우는  밤이면  그  소리를  따라  논두렁을  휘돌던  추억길과  흙살을  뒤집어  텃밭을  일구며  깨달은  자연의  순리는  일상의  것들을  넘어  시감이  되었다.
이런  일상에서  전하는  내밀한  이야기를 쓴  시들이  첫 시집 '밥은 묵었냐 몸은 괜찮냐'( 2020)로 출간되어  세상에  전해졌다.
그 후로도  내  일상은 월간 시 카페의 개인 시집과  사이버 아줌마 닷컴  유트브로  낭송되어  전해졌다. 이렇게  일상이  시가  되어  전해진  것이   어느 새 80여 편이  넘었다.

첫 시집은  그 동안  모아둔  돈으로 출간했지만 퇴직 후 연금으로  생활하는  남편의  돈을  축낼 수 없어 시집  한 권  낸  걸로  만족하자는 맘으로  위안을  삼으며  시 월간지  게재나  유트브로  낭송되는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이런  내게  행운이  찾아들었다.
다름 아닌  예술인복지재단에서  예술인의  창작활동을  돕는  2022년 하반기 창작디딤돌에  선정된  것이다.  예술인  복지 재단은  예술인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상 하반기로  나누어  기성 예술인은  물론이고  신진  예술인들을  위해  상  하반기로  나누어 선정된  예술인에게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금을  주고  있다.  
거기에  시산맥  출판사에서  공모한 감성기획 시선에  당선되어 지원금으로 시집  출간하는  기회가  주어졌다.
 

벌써   2 시집  '생이  시가  되다' 가  인쇄되어  출간되었다.  

첫 시집 때보다  더  가슴이  설렌다.


2 시집은  독자 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기대가  된다.

  '흙살의  노래'  시처럼  텃밭의  일상이 시가  된  것이다. 책 표지의 사진처럼  하얀  눈속에서도  살포시  얼굴을 내미는 어린  나무처럼  코로나로  힘든 세상, 경제적으로  힘든  세상, 지구온난화로 힘겨운 세상을  들추는  약동이었으면  좋겠다.
흙살의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