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곡하는 바다1(김약국의 딸..
책을 다 읽고 난 후 숨을 고르던 나는 뭔가 주체할 수 없는 뜨거움이 울컥 느껴져서 차라리 눈을 감아버렸다. 무슨 미련이 더 남아 있었던 것일까? 자꾸만 이 책의 끝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어리석은 미련이 스스로에게도 잠시 우스워 보였다. <갑판 난간에 달맞이꽃처럼..
72편|작가: 선물
조회수: 2,279|2004-02-10
짱! 짱! 짱!
요즘 인터넷에 접속하면 심심찮게 접할 수 있는 말이 있다. 바로 `짱'이라는 말이다. 하긴 어디 인터넷뿐일 것인가, 이젠 매스컴에서도 공공연히 오르내리게 된 말이니 솔직히 격세지감을 갖게 된다. 사실 처음 이 말을 듣게 된 것은 약 십여 년 전, 딸아이 친구로부터였다..
71편|작가: 선물
조회수: 2,093|2004-02-03
달걀과 며느리
감기가 좀처럼 나을 줄을 모른다. 하루 정도 푹 쉬면 거뜬해질 줄 알았는데 의외로 이번 감기는 끈질기다. 그렇다고 아픈 핑계 대고 마냥 자리보전하며 누워 있기에는 며느리, 아내, 엄마라는 내 자리가 너무나 막중하다. 가족들이 집안 일을 도와 줌에도 불구하고 내 몫의 일..
69편|작가: 선물
조회수: 2,291|2004-01-13
잡문
늘 통하는 마음이 느껴지는 한 문우 님으로부터 새겨 들을만한 지적을 받게 되었다. 우울을 특허 낸 듯한 글을 그만 썼으면 하는 바람의 글이었다. 그 이유로 그런 우울한 글을 쓰다 보면 글 쓰는 사람의 정신세계까지 어두워지기 쉽다는 것이었다. 어두운 정신, 그것은 또한 ..
68편|작가: 선물
조회수: 2,017|2004-01-04
아이를 낳고 싶어요.
"정말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아이를 낳는다는 게 두려워요. 태어날 당사자를 위해서라도 낳지 않는 편이 더 낫지 않을까요?"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어떤 엄마가 세 째 아이까지 가지고 싶어한다는 말을 전해 듣고 다른 이웃 엄마가 놀라면서 조심스럽게 꺼낸 말이다. 가시..
67편|작가: 선물
조회수: 2,151|2003-12-03
퍼즐 맞추기
겨울은 겨울다워야 한다고 가끔 어른들은 말씀하신다. 요즘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예전처럼 입김이 눈썹에 닿아 얼어 버릴 만큼의 강추위는 이미 자취를 감춘 지 오래이다. 아마 어머님의 김장에 대한 두려움에도 그 옛날의 매서운 추위가 분명 한 몫을 했을 것 같다. 또한, 문명..
66편|작가: 선물
조회수: 2,336|2003-12-03
도인을 꿈꾼다면...
이 세상 사람의 모습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어쩌면 무섭게 보이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우습게 보일 수도 있는 그런 사람의 사진 한 장을 신문 기사에서 보았다. 약간은 기괴한 모습인 그는 수십 년 단식하며 물 한 방울 없이도 살아간다는, 어쩌면 도인일 지도 ..
65편|작가: 선물
조회수: 1,939|2003-12-01
글
너, 나 대신 눈물이 되어주렴.흐린 하늘 물기 잔뜩 머금은 구름 따라그렇게 걷던 마음 한자락 툭... 투둑...빗방울 되어 떨어질 때울컥 찝찌름한 설움비와 함께 흘러... 눈물도 한낱 배설물 그 뿐이거늘삼키고 또 삼키려해도절로 토해지는 것을... 나,결국너로써 뱉..
64편|작가: 선물
조회수: 1,947|2003-11-29
그녀의 방엔 무언가가 있었..
언제나 추억으로 남겨진 기억들은 아름답다. 그 날의 진실보다 오히려 더 아름답게 채색되어 기억 창고에 보물처럼 들어앉는다. 그래서 오늘이 외롭거나 가슴 헛헛해질 때면 만질 수도 없는 그 추억이란 보석을 꺼내 들여다 보고 싶어진다. 지금의 오늘이라는 시간에 지나간 오늘을..
63편|작가: 선물
조회수: 2,145|2003-11-28
날개 달린 여자
날씨가 갑자기 추워진 며칠 전, 차일피일 미루며 겨울코트를 사주지 못한 딸아이에게 두툼한 내 아줌마 외투를 껴 입혀 등교하게 했다. 그 동안 아이가 입고 다니던 겨울외투들은 등하교 용으로는 색깔이 너무 튄다는 이유로 학교에는 입고 다니지 못하게 된 것이다. 내 옷을 입..
62편|작가: 선물
조회수: 2,255|2003-11-26
단재 신채호와 나(노약자,임..
중 1이나 된 딸아이는 아직도 혼자서 머리를 감지 못한다. 목욕도 욕실 문을 열어 놓아야만 할 수 있다. 이미 몸은 어른의 형태를 갖추었으니 부끄러움도 알아야 한다고 아무리 가르쳐 주어도 부끄러움보다 더 딸아이를 힘들게 하는 무언가가 있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무서움이..
61편|작가: 선물
조회수: 1,966|2003-11-25
색종이 뿌려질 날을 기다리며..
나에게는 돌아가신 할머니에 대한 진한 회한이 남아 있다. 그 때 나는 초등학교 6학년이었다. 해마다 방학이 되면 외가와 친가가 함께 있는 시골로 다니러 가게 되었는데 그 때마다 늘 하게 되는 고민이 있었으니 바로 친가와 외가 중 어디에서 많이 있을 것인가 하는 참으로 ..
60편|작가: 선물
조회수: 2,199|2003-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