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이~땅
딸의 스타킹을 사기위해서 시장을 다녀오는 길이었다.가로등 불빛을 살짝 비껴난 길목에 작은 화단에서 제법 군락을 이룬 분꽃들이 보였다.초록을 짐작케하는 잎사귀들 사이에서 역시나 진분홍을 짐작케하는 꽃잎을 잔뜩 웅크린꽃봉오리들이 간간히 조화를 이룬 그 화단 곁을 스쳐 지나..
117편|작가: 솔바람소리
조회수: 1,227|2014-11-04
내 자리...
숨 쉬고 있다. 열심히...강해지고 있다... 더욱 더...지금은 비록 폐허가 된 듯한 이곳... 내 자리...언젠가 다시 돌아와서 이곳 저곳 다시 손때 묻히며이전보다 더욱 번들거릴 곳이 될 수 있기를 준비 중이거든...쉬지 않고... 잠자는 순간까지... 아니 꿈 속..
116편|작가: 솔바람소리
조회수: 3,214|2012-05-28
내가 뿌린 씨앗이라고?(12..
누군가 그랬다. 우리 부부는 너무 멀리와 버렸다고... 끊어질 듯, 모진 인연의 고리가 처음부터 위태롭게 이어져왔다. 그리고 끝을 암시할 일들이 수없이 벌어졌지만 지금껏 아슬아슬한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다. “당신한테 미안하지만 새해 혼자서 기차여행을 다녀왔다. *..
115편|작가: 솔바람소리
조회수: 3,247|2011-01-20
내가 뿌린 씨앗이라고?(11..
<<그들은 더 이상 젊지 않았고 견고한 사회에서 조금씩 겁을 먹기 시작했고 삶이 즐거울 수 있는 확실한 대책이 없었으며.. .>> - 최윤의 하나코는 없다 중에서. 나는 겨우, 나이 사십을 넘겼을 뿐인데 들끓던 열정과 자신감을 지녔던 젊음..
114편|작가: 솔바람소리
조회수: 2,146|2011-01-18
내가 뿌린 씨앗이라고?(10..
“아빈엄마야, 나 어쩌면 좋겠냐? 왜 이렇게 사는 게 힘든지 모르겠다.” 내게 듣고 싶은 대답이 무엇이었을까, 공허한 눈빛에 살짝 물기를 머금고 그녀가 내게 물었다. 자주 집에 들를 때면 일주일에 한 번, 길게는 한 달에 한 번씩 내려왔다는 남편을 그녀는 의..
113편|작가: 솔바람소리
조회수: 2,580|2011-01-12
내가 뿌린 씨앗이라고?(9)..
“바람이 분다...” 설거지를 하던 입 밖으로 흘러나온 말이었다. 언젠가부터 낙서하던 종이 한 면을 무의식중에 끄적이던 글귀도 ‘바람이 분다...’였다. 어느 것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공허한 마음에 일렁이는 싸늘함이 이유일까, 바람처럼 어디로든 자유롭게 떠나고 싶은..
112편|작가: 솔바람소리
조회수: 1,769|2011-01-07
내가 뿌린 씨앗이라고?(8)..
잠결에 발신번호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받았다. 주소록에 저장되어 있는 이름이 아닌 번호가 찍혔기에 경찰서나 소방서의 누군가가 전화한 것으로 짐작하며 통화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나야...” 남편이었다. 그 시간에도 변함없이 혀는 잔뜩 말려있었다...
111편|작가: 솔바람소리
조회수: 2,270|2011-01-04
내가 뿌린 씨앗이라고?(7)..
헛걸음으로 귀가한 시간이 밤 9시쯤이었다. 빈 집을 홀로 지키고 있던 강아지가 격하게 흥분하며 반겼다. 남편이 없는 세상에 대한 두려움은 그리 크지 않았다. 별 볼일 없는 남편이라도 없는 것보다 있는 것이 낫다는 인생선배들의 말씀이 경험해보지 않은 탓인지 그닥 크게 와..
110편|작가: 솔바람소리
조회수: 2,067|2010-12-27
내가 뿌린 씨앗이라고?(6)..
“뭐야, 또 뭔 일이 생긴 거야? 왜 그러는 건대?” 벌써 혀가 말린 소리를 한다면 몇 시부터 술을 마셔댔다는 건지... 별거가 시작되고 더욱 가족을 등한시 했던 남편이었지만 술 취한 모습이나 목소리를 듣지 않아도 된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아가던 차였다. 하지..
109편|작가: 솔바람소리
조회수: 2,086|2010-12-25
내가 뿌린 씨앗이라고?(5)..
“나는 잘하고 있다는 자만심, 원망, 댓가를 바라는 마음으로 가득 찬 불만들. 그런 마음을 숨긴 채 남편을 대하지. ‘문둥이 자슥, 웬수 같은 인간‘ ,속으론 이를 득득 갈면서 말이야. ’저 인간 때문에 내 인생 종친 거다‘ 꽁한 마음!” 나를 지긋이 응시..
108편|작가: 솔바람소리
조회수: 2,800|2010-12-21
내가 뿌린 씨앗이라고?(4)..
지나온 내 모든 결혼생활의 삶은 결국 허상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장롱 속에 옷이라고는 모두가 시장 표였고 하나같이 짧게는 몇 년부터 길게는 큰 놈의 나이보다도 오래된 옷들뿐이었다. 수술자국 투성이 속옷은 내 돈 주고 사 본 적이 없었고 내 발에 끼울 변변한 양말조차..
107편|작가: 솔바람소리
조회수: 2,238|2010-12-17
내가 뿌린 씨앗이라고?(3)..
어쩜 그는 결국 내 소원의 절반을 이뤄준 건지도 모르겠다. 두 번의 가벼운 교통사고와 여전히 곳곳에서 날아오는 압류장, 불쑥 옷을 갈아입기 위해 들어 왔으며, 방금 퇴근해서 들어온 사람처럼 밥을 찾기도 했지만 집에서 자는 일은 없었으니까. 그는 밥 달라는 것만치나 불쑥..
106편|작가: 솔바람소리
조회수: 2,077|2010-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