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똥을 싸야 되는데
정말 싫다. 특히 새벽에 잠자다가 느닷없이 뒤틀린 배앓이는 아픈 거보다 화장실 가는게 귀찮아서다. 잘 자는 단잠을 깨우고, 화장실 가서 비몽사몽 앉아 있으면 바로 싸느냐? 그것도 아니다. 괜히 회식한다고 해서 몇 점 집어먹은 고기한테 눈총을 주지만 죽은 고기..
123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1,579|2006-06-16
제가 당신을 기억하는 것은
제가당신을 기억하는 것은 결코 나를 사랑 해줬던 이유라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나도 당신을 사랑한 후에 먼저 손 내밀고 먼저 말 거는 용기를 알았기 때문입니다. 마음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크지도 않고 넘지도 않는 분수를 잘 알고 있습니다. 당신에게 더 ..
122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1,599|2006-06-14
주차장에서 키스하다.
난 하고 싶지 않은데 그냥 내 뒷 범퍼는 나의 뒤에 주차되 있는 차에 또 들이 받쳤다. 이젠 하도 상처가 많아 받혀도 어디인지 분간이 안 된다. 상대차는 앞 범퍼가 약간 긁혔는데, 차가 엄청 크고 으리으리 하다. 차주가 내려와서 내 뒷범퍼를 보더니 \" ..
121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1,809|2006-06-14
슈퍼맨 왕자병에 걸린 남편.
결혼하고 난 후 난 알았다. 남편은 아주 중증에 걸린 왕자님도 아니고 슈퍼급 왕자병이 있다는 것을. 난 못생기고 무식한 무술이 취급을 했다. 신혼 땐 초반이니 남편의 기선을 잡아놔야 뒷고생이 덜하다는 말을 뒷 집 아줌마는 늘 그렇게 잔소리 하듯이 그랬다. ..
120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2,121|2006-06-13
도대체 날 왜 좋아는 겁니까..
알다가도 모를 게 사람마음이라는 거 하나도 틀린 게 없다. 특히 여자 마음은 하나님도 포기 하신 것이다. 개구리야 어디로 튀던 말던 지 갈데로 가면 되는 것이고. 이십대에 스치면서 바람과 같은 존재였다고 할까... 여하튼 얼결에 결혼 하는 바람에 그 이후 종..
119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1,576|2006-06-12
미용실에 가면
난 늘 미용실에 가면 내가 어떤 여자처럼 확 바뀌어 날 못 알아보는 사람들 얼굴을 잘도 상상한다. 물론 그런 일은 한 번도 없었다. 그럼에도 난 까뮈의 소설 변신처럼 그렇게 나를 못 알아보았슴 하는 것을 미용실 갈 때마다 소원한다. 왜냐하면 나도 모르고, 마..
118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1,730|2006-06-12
저 아줌마가 詩를 쓴다면....
잡부 아줌마였다. 어쩌다가 타릴공장 사장과 계약을 하고 난 후 난 인사차 그 사무실에 또 갔다. 사장은 없고 후즐근한 여자가 모자를 쓰고 퉁명스럽게 지금 안계셔요. 어디서 왔지라? 예 보험회사에서 왔습니다. 청약서하고 약관은 갖고 왔는데. 증권은 본사에서..
117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1,874|2006-06-09
제발 차 좀 고쳐주라...
내가 창피해서 니 차를 보면 기함도 안 나온다. 어지간하면 이런 말도 안한다. 범퍼는 덜렁 덜렁하게 누더기되고 깜빡이등은 또 언제 깨 먹었냐? 밀려서 문도 잠겨 열리지도 않고 도대체 이게 차냐? 경운기보다 더 지저분하다. 그러니까 차 좀 고치던지 바꿔라. ..
116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1,692|2006-06-09
축구
내가 축구애기 한다면 할말이 디게 많다. 2002년 월드컵 때 누가 그렇게 잘 뛸 지 알았나... 괜히 남편친구네 돼지 몇 마리 날라 갔다. 십육강에 들었갔다고 한 마리 잡아 잔치하더니 팔강에 들었갔는디 가만히 있냐 해서또 한마리 저승갔다. 사강에 들어가니 여..
115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1,536|2006-06-08
두 번째 남자는 사랑하지 않..
결혼은 없었다. 설사 그 남자는 나를 사랑한다고 했어도 나는 그와 결혼은 없다. 분노의 포도밭에서 엄지 손가락에, 혹은 집게 손가락 끝부터 물들어 간 포도빛 분노와 같은 영혼에는 적어도 혼자 된 영혼에는 결혼은 없었다. 모두들 산다고 만 한다. ..
114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1,853|2006-06-07
뱀의 성서
나 사는 것에 대해 두려워 말라 모두 너에 대한 염려로 세상은 부족하니 멸종에 대한 염려는 너에 대한 염려로 미칠 뿐이라. 내가 청개구리를 푸르게 먹어 치우는 것은 더럽다고 법으로 만들지 말라. 나의 밥은 너희가 아니기 때문이리라. 내가 걸었던 길을 ..
113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1,601|2006-06-07
난 고졸이라구요.
심사한다고 한다. 뭘 심사하냐고 하니 실적별로 점수별로 법인체모임에서 직원을 대상으로 선별해서 해외여행을 보내 준단다. 직접적인 우리 일도 아니다. 사실 시책이라는 게 되로 주고 말로 받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한가마 주고 되로 받는 웃지 못할 일들이 여기..
112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1,649|2006-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