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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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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똥을 싸야 되는데


BY 천정자 2006-06-16

정말 싫다.

특히 새벽에 잠자다가 느닷없이 뒤틀린 배앓이는 아픈 거보다

화장실 가는게 귀찮아서다.

잘 자는 단잠을 깨우고, 화장실 가서 비몽사몽 앉아 있으면 바로 싸느냐?

그것도 아니다.

괜히 회식한다고 해서 몇 점 집어먹은 고기한테 눈총을 주지만

죽은 고기임자는 나에게 더 뭐라고 할 것이고

이래저래 화장실은 새벽엔 특히 가기 싫다.

 

그런데 이젠 화장실 말고 또 싸야 시원한 배설감을 획득하니

바로 글이다.

이게 사람 환장하게 한다.

문득 문득 글이 내 머릿속을 스멀 스멀 간지럽게 하더니

머릿니처럼 서캐를 낳았나 근질 근질하게 하고

특히 새벽에 잠도 못오게 하는 불면이 시작되니

무슨 조화인지 잘 모르겠다.

 

아컴에 글 놓은 것도 수백편이나 되는데 그것도 부족한가 자꾸

나를 근지럽게 한다. 막상 책상에 앉아 잇으면 멍청하니 돌부처되고

아니면 드러누워 천장을 바라보니 참 내 보이는게 온통 글 똥이다.

싸긴 싸야 되는디... 천상 이 새벽에 피씨방을 가야 되나...

 

집에 컴을 키우지 않으니 그것도 쬐게 불편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집어 올 걸 .

그래야  끄적 끄적 낙서라도 하면 속 편하게 잠을 잘 것 같았다.

 

무슨 병에 걸리면 차라리 병원에 가던지 하는데.

이건 어느과에 가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