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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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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고졸이라구요.


BY 천정자 2006-06-05

심사한다고  한다.

뭘 심사하냐고 하니 실적별로  점수별로 법인체모임에서 직원을 대상으로

선별해서 해외여행을 보내 준단다.

 

직접적인 우리 일도 아니다.

사실 시책이라는 게 되로 주고 말로 받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한가마 주고 되로 받는 웃지 못할 일들이 여기선 잘 벌어진다.

 

난  과감히 뺐다.

공문으로 날아 온 그 시책들을 고스란히 쓰레기통에 직통으로 던져지고

그리곤 잊어 버렸다.

 

그런데 이젠 그 해외여행을 가야 하는데 결원이 생겼단다.

한 사람이 피치 못할 사정이 생겨 다른 직원이 차선으로 뽑아야 하는데

영어가 가능해야하고, 대졸이어야 되고 해외여행 사유에 결격이 없어야 되고 뭐이 그렇게

조건이 많이 붙었는지 선뜻 가겠다는 사람들이 나타나지 않았나 보다.

 

결국 법인체 대표들에게 또 공문이 날아왔다.

보니 대표중에 한 사람을 선임하겠다고 한다. 가는 곳이 어디인가 보았더니 호주다.

거의 이주일을 호주에서 보내야 한다는 것인데. 난 가차없이 또 공문울 쓰레기통에 던졌다.

보나 마나 나 말고도 가겠다는 사람들 줄 서있을 텐데.

 

어찌 된 일인지 팩스로 또 공문이 날아들었다.

나의 신상개인 명세서를 보내란다. 왜?

 

전화통을 들고 이상하다 ... 내 신상명세서를 보내라는 이유가 없을텐데...

ㅇㅇㅇ 담당자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공문보고 전화했는데 신상개인 명세서를 보내라고 하는데 이유가 뭐예요?

아! 천사장님이세요... 저기 이번에 해외연수를 가실 수 있게 됐습니다. 그래서 여권발급부터 모든 것을 우리가 다 해드릴려면 필요해서요.

 

누가 간다고 했어요? 그리고 난 자격도 미달인데..

담당자는 꿀먹고 있나 저쪽 수화기는 조용하다.

여보세요? 또 이러니 그제서야  담당자가 대답한다.

난 안간다고 한 적도 없고, 간다고 한 적도 없는데 누구의 지시로 여기저기 막 보낸 다는 거예요? 보아하니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이주일 씩이나 자기 회사 비워놓고 어디를 가라는 거예요....

 

담당자가  그제야  내 말이 들렸는지 알았다고 한다.

난  기분 나쁜 목소리로 확실히 애기했다.

 

조금 있으니 또 전화가 온다.

사장님 어느 대학교 나오셨어요?

왜요?

아! 예 이력서에 적혀 있지 않아서요?

뭐예요? 지금 내가 거기에 신상 내역서  열람하라고 위임했나요?

......

지금 뭐하자는 거예요. 그리고 난 대학을 안 다녔다고 분명히 면접을 할 때 애기했는데. 몇 년 지났다고 또 잊어 버린 건 아닐테고,

 

담당자가  저기 저기 이말 만 한다.

난 또 애기한다. 확실히 고졸이고, 십년넘게 설계사일을 했으며 조목 조목 대항 하듯이 덤볐다. 또 한번 안 다닌 대학교 이름대라고 했다간 뭔 일 낼 줄 모르니 내 신상내역에 반드시 첨부하라고 했다. 담당자는 얼결에 네네 이런다.

 

옆에 있던 직원이 그런다. 남들은 공짜 해외여행 못가서 난리인데 그냥 못 이긴 척하고 따라가라고 한다.

 

난 배시시 웃었다.

다 그 돈이 날 믿고 보험료 내주는 고객돈이라는 거 확실하다.

그래서 덥썩 비행기는 못 탄다.

 

그냥 이렇게 뜨거워지는 유월을 견디어 칠월을 지나 따라오는 계절나기를 하는 여기가 젤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