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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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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서 키스하다.


BY 천정자 2006-06-14

난 하고 싶지 않은데 그냥  내 뒷 범퍼는 나의 뒤에 주차되 있는 차에

또 들이 받쳤다.

 

이젠 하도 상처가 많아  받혀도 어디인지 분간이 안 된다.

상대차는 앞 범퍼가 약간 긁혔는데, 차가 엄청 크고 으리으리 하다.

차주가 내려와서 내 뒷범퍼를 보더니

" 저 이차 원래 이런 상태였어요?"

 

난 별 말을 못한다. 범퍼는 아직 튼튼하게 붙어 있으니 나에겐 멀쩡한 거고

다친 거 없으니 다행이고, 그나저나 내 차는 언제까지 들이 받칠지 의문이다.

 

차주인 남자가 지갑을 빼더니 십만원짜리 수표를 두장 준다.

사실은 나도 반은 책임이 있는데. 돈을 주는 얼굴을 보니 무슨 불우이웃돕기 하는 얼굴표정이다. 난 됐다고 거절했다. 이런 충격엔 내 차는 별 지장이 없고, 또 돈주고 수리해봤자  얼마 안가서 또 다치면 내내 돈만 아까운 것이니 그냥 가시라고 했다.

 

남자는 그래도 그게 아니라고 한다. 그냥 가라고 해서 갔더니 뺑소니라고 신고를 해서 혼 쭐 났단다. 나보고 연락처라도 있으면 달란다. 만약에 대비해서라도 그렇단다.

그럴 수 도 있을 상황일 것이다. 내 명함을 주니 보험회사에 있는 분이네요?

확실히 그런 짓을 안 할 것처럼 보였나 연신 고맙다고 인사를 한다.

 

그렇게 회사 본사 주차장에서 내 차는 가벼운 프렌치 키스를 한 차는 외국차인 것 같은데 이름은 잘 모르겠고, 회의 들어가기 전 미팅을 하고 있는데 로비에서 어디서 많이 본 신사가 손전화를 하고 있다.

 

 워낙 사람 얼굴모양을 잘 기억할 려면  한 삼세번은 만나야 하는데,

몇 시간 전 주차장에서 만난 그 남자를 단 번에 알아 본다는 게 나에겐 어렵다.

 

그런데 나를보고 손 흔들며 밝게 웃는다.

누구지... 속이야 의문투성이지만 겉이야 나도 밝게 웃었는데

회의에 들어가니 그 남자가 내 옆자리에 앉는다.

 

나를 아는사람은 맞는 것 같은데..

도무지 생각이 안난다.

 

그런데 나에게 메모지를 준다.

" 제 차랑 키스한 차 주인 맞죠? 제가 점심 대접해도 될 까요?"

 

어이구,, 내가 키스했으면  더욱 기막히게 잘 해줄텐데.

내 차는 디게 좋겠다. 그나 저나 점심은 기름을 만땅으로 채워주시면 좋겠는 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