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는 할머니지만
할머니는 할머니지만 “고장난 냉장고 삽니다~.” “컴퓨터 삽니다~.” 이런. 산다고 말을 했으면 차를 세워놓고 흥정을 해야 할 것이 아닌가. 사실은 흥정은커녕 실어만 가도, 치워만 주어도 좋겠다는 심산이다. 쓰지도 않으면서 버리기는 아깝다고 오랫동안 포장을 해..
281편|작가: 만석
조회수: 1,354|2018-10-16
큰 일이 나질 않았는가
큰일이 나질 않았는가 너무 소문을 크게 냈나 보다. 그러게 조용히 공부를 하겠다 하지 않았는가 말이지. 공연히 이 나이에 외국어를 하겠다고 나부댔으니 소문이 나지. 진즉에 다 해 놨더라면 이렇게 쑥스러운 일도 없었을 것이고. 후회가 막급이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더니..
280편|작가: 만석
조회수: 1,391|2018-10-14
추억은 아름다워
추억은 아름다워 날이 많이 추워졌다. 아침저녁으론 제법 쌀쌀하다. 이젠 반팔은 접어 넣고 긴팔을 꺼내야겠다. 이참에 옷 정리를 좀 해야겠군. 방 하나를 차지한 옷 옷 옷들. 벽을 타고 뺑뺑 돌려 진을 친 행거. 그것도 모자라서 겹으로 에워쌌다. 게다가 막내 딸아이의..
279편|작가: 만석
조회수: 1,251|2018-10-12
오 천원보다 더 큰 행복
오천 원보다 더 큰 행복 “이거 손질 다 한 거라고 에미가 갖다드리라고….” 제 댁의 생색을 그리 콜콜이 내지 않아도,에미가 보내는 것쯤은 나도 이미 잘 알고 있건만. “고등어 아냐?” 아들이 내민 작은 상자에 간고등어 한 손이 잘 정리 되어 들어있다, “지들이..
277편|작가: 만석
조회수: 1,254|2018-10-10
우리 집에 박사 하나 또 나..
우리 집에 박사 하나 또 나겠네 오랜만에 아컴에 들어왔더니 그런대로 굴러가던 글쓰기가 딱히 제 자리를 잡지 못한다. 을 하려고 그 자리를 찾자 하니, 생각이 나질 않아 며칠을 헤매었으니 말해 뭣하리. 딱히 물어볼 데도 없어 긴 시간을 두고 더듬거렸더니, 이제야 그 ..
276편|작가: 만석
조회수: 1,227|2018-10-08
이 시대의 자유부인
이 시대의 자유부인 젊은 사람들에게 타박을 들을 줄 알면서도 용기를 내어 내 나름으로의 ‘이 시대를 사는 자유부인’을 좀 말해 보려고 한다. 뭐, 나에게 심오한 철학이 있어서가 아니라, 내 주위에 보이는 얘기를 하자 하니 자연스럽게 딸아이의 친구들 이야기를 좀 해야..
275편|작가: 만석
조회수: 1,337|2018-10-05
너무 잘 보이는 게 탈이야
너무 잘 보이는 게 탈이야 아들 네 세 식구가 내 아래층으로 옮겨온 것은 이미 이야기 했으니, 우리들 사는 모양새도 좀 들려 주어야 재미스럽겠다. 내 주위의 누구라도 우리를 예의주시하지 않겠느냐는 말이지. 한 지붕 두 가족이 산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걸랑. ..
274편|작가: 만석
조회수: 1,750|2018-10-04
시작이 반이다
시작이 반이다 “엄마. 화요일 9시 반부터 11시까지 어때요?” “글쎄다. 엄마가 지금 이 나이에 할 수 있을까? 젊은이들을 따라 가겠냐구.” “충분해요. 우선 초급반 입문해서 나랑 같이 해요. 내가 도와드릴께요.” 집에서 딩구는 엄마를 일으켜 세우려고 안간힘..
273편|작가: 만석
조회수: 1,000|2018-10-03
이만하면 족하지
이만하면 족하지 만석이의 근황을 궁금해 하는 님들이 적지 않음에 감사하는 마음을 일깨운다. 그것이 그저 궁금해서가 아니라 혹여 병이라도 나지 않았는가를 걱정하는 마음을 담았음에 더 더욱 감사하다. 내가 무엇이간디... 갑자기 행복한 마음이 자판을 두드리게 한다. ..
272편|작가: 만석
조회수: 1,818|2018-09-27
그래도 있으면 안 되겠니
그래도 있으면 안 되겠니 미국에서 막내 딸아이가 들어왔다. 출장을 나오는 사위를 따라 왔단다. 그 아니 반가운가. 잘 먹고 편하게 지냈는지 살이 포동포동 쪄 있다. 저는 살이 쪄서 걱정이라지만 어미가 보기에는 썩 좋기만 하다. 아직은 걱정할 만하지는 않다고 일러 ..
271편|작가: 만석
조회수: 2,324|2018-05-18
말을 하면 어디가 덧나나
말을 하면 어디가 덧나나 요사이 영감의 치아공사로 잦은 나들이를 하게 된다. 워낙 거금을 들이는 큰 공사인지라, 덕을 보지는 못하더라도 아는 체면에 바가지만 씌우지 않아도 족하다는 일념으로 전철을 세 번씩이나 갈아타고 다닌다. 동부인이라기는 하지만 뚜벅이 영감은 ..
270편|작가: 만석
조회수: 1,915|2018-05-11
어버이날에 즈음하여
어버이 날에 즈음하여 출근하는 두 아들 때문에 대체공휴일을 이용해서 어제 저녁에 모였다. 근사한 뷔페식 식당에서 호사를 하고 들어왔다. 그러나 가슴 한켠이 휭하니 바람이 인다. 남들은 하나도 없는 딸을 둘이나 두고서도 딸의 자리는 어제도 비어 있었다. 하기 ..
269편|작가: 만석
조회수: 1,408|2018-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