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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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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할머니지만


BY 만석 2018-10-16


할머니는 할머니지만
 
고장난 냉장고 삽니다~.”
컴퓨터 삽니다~.”
이런. 산다고 말을 했으면 차를 세워놓고 흥정을 해야 할 것이 아닌가.
 
사실은 흥정은커녕 실어만 가도, 치워만 주어도 좋겠다는 심산이다. 쓰지도 않으면서 버리기는 아깝다고 오랫동안 포장을 해놓은 가스렌지부탄가스용난로가 요새로 짐스러워서 없애려는 것인데, 나도 뛰고 차도 달린다.
 
거저 가져가라 했더니 두 말도 없이 얼씨구나 싣는다.
아저씨 오늘 횡재하셨네요.”
할머니. 요새 부탄가스 쓰는 데가 어디 있어요. 이거 아무도 안 가져가요.”
 
오이~?! 할머니라고? 아니, 당신은 몇 살인데. 보아하니 육십은 훨씬 넘겼을 나이에 날더러 할머니라고. 이런 고약한 할아버지를 보았나. 나는 선심을 써서 쓸 만한 것들을 덤으로 거저 주었거늘. ‘아주머니도 좋고 여사님쯤으로 해 줘도 손해 볼 것은 없지 않은가.
 
더군다나 나는 시방 빨강색 티셔츠에 통 좁은 맘보바지를 입고 있는데 보이지도 않아? 머리도 할머니 스타일로 뽀글뽀글 볶지도 않았고, 손톱손질도 거금을 들여서 받았는데 말이지. 이만하면 어디를 봐서 할머니 소리가 그리 쉽게 나오느냐는 말씀이야.
 
허기사 내 나이가 할머니라 불리울 나이가 되지 않았다는 건 아니다. 외 손주가 결혼을 운운할 나이이고 보면 어찌 할머니가 아니라고 앙탈을 부리겠는가. 할머니 반열에 들어선 지가 한참이나 지났기야 하지만, 그러나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그리 불리워지지 않고 싶은 게지.
 
이왕에 할머니 소리 들었으니 할머니 행세 좀 해 봐봐? 안녕히 가시라 해도 좋으련만 구태여,
잘 가슈~”못마땅한 인사를 건넨다. 어린 아가들이 할머니라 해도 섭섭한데. 내가 제 할머니면 당신은 몇 살이신가. 내 손주 벌 되나? ‘늙기도 서러워라커니.’ 씁쓸한 기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