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의 살을 먹다
‘맙소사. 원하는 걸 찾을 수도 있어.’ 그의 머릿속이 갑자기 환해진다. 벌떡 일어나 밖으로 뛰쳐나간다. “부싯돌을 찾았어! 부싯돌을 찾았다고?” 문밖에 서서 고함을 친다. 모두의 움직임이 한꺼번에 멈춘다. 그와 동시에 뫼에게로 시선이 모아진다. “부싯돌을 찾..
43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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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의 살 고상하게 먹을 방법..
뫼가 앞서 달려간다. 들과 버들, 아미가 문 밖에 나와서 손을 마구 흔든다. “어서 와!” 버들이 얼굴 가득 웃음을 띠고 외친다. “화면에서 우릴 따라온 거야?” “숲 깊숙이는 따라가지 못했어. 그 안까지는 화면이 잡아내지 못하더라고. 아님 우리가 놓쳤는지도..
42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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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운명 다른 삶
“그랬어?” “그럼? 좀 전까지는 달라도 한참 달랐어. 같은 구석을 눈 씻고 찾아봐도 건져 올릴 게 없을 정도로.” “다른 거 맞아. 조물주가 준 게 한두 가지가 비슷할 뿐이지.” 누리가 이든의 말에 찬물을 끼얹는다. “내 생각도 누리랑 다르지 않아.” 뫼도..
41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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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의 살
누리의 몸이 토끼를 향해 붕 뜬다. 그의 손이 쭉 뻗어나가는가 싶더니 토끼가 그의 손에 아슬아슬하게 잡힌다. 토끼가 발버둥 친다. 하지만 빠져나가기에는 너무 늦었다. 누리가 흐뭇하게 발버둥치는 토끼를 높이 들어 올리고 바라본다. 얼굴이 온통 웃음꽃으로 환하다. 뫼와..
40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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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나들이
이든이 ㅎㅎ 웃는다. 누리도 깔깔 웃는다. 꿀꿀하던 기분이 날아간다. “잠깐 숲에 다녀올까? 뫼도 함께.” “좋지? 간만에 팔딱팔딱 살아 움직이는 심장소리 좀 듣자!” 누리가 헤헤 웃는다. 숲이라는 말만으로도 벅차게 들뜨는 모양이다. 그걸 숨기지도 않는다. ..
39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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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정쩡한 몸싸움
이든과 뫼가 누리의 난데없는 한방에 옆으로 휘청한다. 하지만 기분은 나쁘지 않다. 장난기가 발동한다. “어쭈! 날 밀쳤어? 한판 붙어볼까?” 뫼가 주먹을 쥔 채 누리에게로 다가선다. 누리도 주먹을 쥐고 가볍게 뛰며 뫼가 다가올 때까지 기다린다. 이든이 실실 웃으며 ..
38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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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 속의 행복
“햇살 좀 맞아보자!” 누리가 해를 향해 두 팔을 뻗어 올린다. “그래. 3013년에는 나오고 싶어도 나올 수 없었던 곳 아니야? 그때 못 쬔 햇볕을 마음껏 쬐자고. 여자의 상상 속에 갇혀 있으면 어때? 우리에겐 3013년의 사람들에겐 다가가기 힘들었던 햇볕이라는..
37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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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한 과거
다들 들을 바라본다. 그 다음 말을 꺼내라는 눈빛들이다. “왜 하필 여자의 작품 속 등장인물로 우리가 여기 이 만 년에 와 있느냐고? 여잔 인류의 멸망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을 듯한데 말이야. 여자를 떠올리면 이상한 게 너무도 많아. 작품 속 등장인물인 우리가 생명을..
36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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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신각신
“그야 모르지. 기억나는 게 없으니 생각해 볼 게 이것들밖에 없잖아. 그렇다고 확신이 있어서는 아니야. 가정을 해서 접근해볼 뿐이지. 혹시 다른 것들이 끌려와줄까 하는 바람에서.” 뫼가 처지를 들먹이며 누리의 타박을 밀어낸다. 사실 그도 자신이 없다. 누리 말대로 자..
35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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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13년의 자료
뫼가 화면을 확대한다. 일기 같기도 한 내용이 화면에 뜬다. ‘서기 3천 13년 3월 8일. 해가 쨍쨍 내리쬔다. 밖에는 모래폭풍이 불어대고 있다. 내일은 이곳을 떠나야 한다. 살려면 한곳에 머물 수가 없다. 끊임없이 자연의 심술을 피해 움직여야 한다. 풀은 보..
34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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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멸망(?)
“이제 말 겨루기는 끝난 건가? 그럼 다음으로 넘어간다? 다음은 인류가 언제 멸망했느냐야.” 누리가 재미있다는 듯 지켜보더니 잠잠해진 틈을 타 나선다. “바보. 뫼가 한 말 잊었어? 우린 7987년을 잠을 잔 게 아니라 그 시간대를 건너뛰었어. 우리에게 중간 시간대..
33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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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의 두 모습
뫼가 창을 띄우고 속창을 열어 그 안으로 들어간다. 날씨와 관련된 뉴스가 화면에 뜬다. 2013년 1월은 폭설이 많이 내렸단다. 날씨도 평균기온을 밑돌았단다. 지구 남반부에선 산불로 수많은 나무들이 타버렸고, 여름이 되면서는 폭염과 폭우로 지구 곳곳이 몸살을 앓고 ..
32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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