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먹함2
누군가 그의 어깨를 툭 친다. 들이다. 누리도 보인다. 이어서 버들도 이든도, 아미도 들어온다. 다들 낯선 얼굴을 하고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다. “왜 그래?” 들이 걱정스레 묻는다. 하지만 그의 귀에서는 앵앵거리는 소리만 들릴 뿐이다. “무슨 일 있어?” “..
53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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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먹함
뫼는 이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들려오는 소리에 흐느낌이 묻어 있다는 걸 느낄 뿐이다. 하지만 누군가 끼어들었을 거라는 이선의 말은 온전하게 들어와 머릿속을 가득 메운다.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뫼가 이선의 말에 ..
52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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맙소사! 애니메이션 인간.
뫼는 어이가 없다. 말이 나오질 않는다. “혹시 그런 거라면 일찌감치 때려치워! 니들이 탐낼 만큼의 돈이 내겐 없어. 그러니 내게 다가와 봐야 헛수고만 할 뿐이야. 내가 해줄 말은 그것뿐이야. 난 작가지 몽상가는 아니야. 아무리 믿어보려 해 봐도 니 말이 믿기지 않..
51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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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세계에서 2013년의 여..
뫼의 몸이 움찔한다. 그래도 물러설 수는 없다. 얼마나 찾아 헤맸는데? 곱게 물러날 수가 없다. “그쪽 작업실이라고요? 난 화면이 이끄는 대로 따라왔을 뿐인데 여기가 그쪽 작업실이라고요? 말도 안 돼요.” “빠져 나가라는데 왜 자꾸 헛소리를 해대는 건데? 할 짓이 ..
50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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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세계에서 2013년의 여..
뫼가 두리번거린다.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잠시 글자 치기를 멈추고 화면을 바라본다. “누구냐고?” 이번엔 다소 놀람이 가라앉은 목소리다. 그가 쓴 글 아래에 소리가 글이 되어 올라온다. 그의 손이 자판 위에서 멈춘다. ‘맙소사 여자야. 여자가 어떻게 내 화면..
49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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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뎌 2013년과 마주하다
웃음소리가 들린다. 나지막하지만 흡족함을 드러내는 소리다. 뫼는 신경을 곤두세운다. 가만히 귀를 기울여 들어본다. 소리의 주인공은 여자다. 여자의 웃음소리가 화면 안에서 밖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맘껏 하하 웃는 게 아닌 잔잔한 웃음이다. 뿌듯한 모양이다. 속에서 ..
48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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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할을 정하다
누리가 한쪽에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끼어든다. 뫼는 빠져나갈 틈새라도 찾은 듯 얼른 누리에게 시선을 돌린다. 때 맞춰 끼어들어준 누리가 고맙다. 들과 이든, 아미와 버들도 뭔가 하여 누리에게 눈길을 옮긴다. “이대론 안 되겠어. 역할이 필요할 거 같아. 그냥 흐르는 ..
47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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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관심사
이든은 화면에 시선을 박은 채 들과 뫼의 기 싸움에는 관심도 없다. 가상세계로 들어가 이 화면 저 화면을 죄 열어보기에 바쁘다. 글자가 빼곡하면 얼른 닫고 빠져나온다. “뭘 그렇게 찾고 있는 거야?” 뫼가 화면 가까이 얼굴을 들이밀면서 묻는다. “그림이 가득한..
46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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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상상에 낚이다.
여자는 자판을 두드리느라 여념이 없다. 화면 앞으로 다가가자마자 자판 두드리는 소리부터 들려온다. 뫼는 자판 두드리는 소리에 집중하며 화면을 뚫어져라 바라본다. 그러다 머릿속이 멍해짐을 느낀다. 한참을 자세히 들여다본 후에야 그게 뭔지 알아낸다. 그의 행동이 먼저인..
45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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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년으로 보낸 사람은 누구..
누리가 뼈를 풀숲으로 가져가 버린다. 다들 누리를 부러운 눈빛으로 바라본다. 누리를 짐승 보듯 했던 시선은 온 데 간 데 없다. “다들 모르는 것을 넌 어떻게 알았어?” 버들이 틈을 보다 묻는다. “또 말해줘? 몸에서 아우성을 해대서 알았어. 신물이 나면서 혀가..
44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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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의 살을 먹다
‘맙소사. 원하는 걸 찾을 수도 있어.’ 그의 머릿속이 갑자기 환해진다. 벌떡 일어나 밖으로 뛰쳐나간다. “부싯돌을 찾았어! 부싯돌을 찾았다고?” 문밖에 서서 고함을 친다. 모두의 움직임이 한꺼번에 멈춘다. 그와 동시에 뫼에게로 시선이 모아진다. “부싯돌을 찾..
43편|작가: 한이안
조회수: 1,477
넘의 살 고상하게 먹을 방법..
뫼가 앞서 달려간다. 들과 버들, 아미가 문 밖에 나와서 손을 마구 흔든다. “어서 와!” 버들이 얼굴 가득 웃음을 띠고 외친다. “화면에서 우릴 따라온 거야?” “숲 깊숙이는 따라가지 못했어. 그 안까지는 화면이 잡아내지 못하더라고. 아님 우리가 놓쳤는지도..
42편|작가: 한이안
조회수: 1,3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