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윤미가 우리 숙소에서 잠을 자고 간 적이 있었다. 정확히 말해서 자려고 했던 것도 아니고 다시 제 방으로 돌아가기 싫었던 그녀가 자고 가면 안 되느냐고 물어왔고 나나 윤미나 따로 방을 얻어 살고 있는 상황이 아닌지라 어느쪽이나 잠자리까지 제공 할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
13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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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그날 밤, 마음은 미스리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내게 찾아왔을 때의 그 공허한 눈빛이 내 마음에 이렇게 무거운 바윗돌이 되어 짓누르고 있는지... 하지만 미스리 앞에서는 그리도 모질어지는지... 그건 그날밤, 마지막으로 함께 보냈던 그날밤에 대한 내 항변인지..
12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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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그처럼 편하게만 느껴졌던 윤미에 대한 생각들이 뿌연 안개속에 갇힌 모양으로 형체를 알아 보기 힘들게 복잡해지는 걸 느꼈다. 그녀의 삶에 대한 호기심이나 기대 같은 것은 아니었다. 내 옆에 그런 친구 하나를 둔다는 것이 나한테 미칠 영향에 대한 기대..
11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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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꿈나라 미술학원 간판이 저만치 보였다. 늘 지나 다녔지만 이젠 그 이층 건물이 내게 또 다른 인연으로 우뚝 서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 까지 했다. 미술학원이름이 붙어 있는 노란색 봉고 한대가 건물 앞으로 바싹 붙어 있다. 아직도 간단한 부엌살림 하나 없는 그 숙직실 같은..
10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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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홧김에 저지른 일도 아닌데 한 보따리 사 들고 옆 방으로 들어가는 내 꼴이 우스워졌다. 대강 정리는 되어 있었지만 아직 방도 닦지 않은 채였고 오래동안 비워둔 방안의 공기는 그 서글픔을 더해 깊은 밤에 느껴지는 적막함과 함께 가슴 한 구석에 설렁한 바람 하나를 일으키고..
9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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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우리는 그곳에서 오래 머무르지를 못하고 함께 나왔다. 그녀가 먼저 말 놓고 친구처럼 지내면 안되겠냐는 제의를 해 왔다. 친구? 이런 객지에서 만난 친구? 쉽지 않을거라 생각했지만 우리는 금새 친구처럼 편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지금 마땅히 방을 구하지를 못해서 임시로..
8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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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아침 출근길에 그녀는 내게 더 없이 다정했다. 저녁에 보자며 살짝이 팔장까지 끼웠다 빼곤 제 근무지로 가버렸지만 나는 그런 그녀의 웃는 얼굴에 눈을 맞출 수가 없었다. 매캐한 연기가 내 숨통을 죄이는 것만 같았다. 하루 종일 나는 안절부절 했다. 도무지 내가 어떻게..
7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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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모든 주변들이 조금씩 내게 새로움에 대한 걱정스러움과 외로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따뜻하게 다가와 주었다. 그리고 그녀, 미스 리도 예전처럼 그렇게 까지 미워 보이지만은 않았다. 그 엄청난 거리감은 어느 정도 우리들 사이에서 조금씩 사라져 가고 있었다. 우리가 ..
6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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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생긴건 그렇게 안 생겼는데 하는 양 보고 있으면 아슬아슬해.” “.....” 대꾸는 않고 입가로 쓴 웃음만 삐죽히 보여 주더니 그 쓴 소주를 차를 마시듯이 홀짝거리기 시작했다. 이 여자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지 마음 졸이는 쪽은 오히려 내 쪽이었다. “나 말이야. 사..
5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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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전 직원 회식이 있었던 날이다. 미스리가 몸 담고 있는 병원쪽 사람들과 처음으로 함께 하는 자리였다. 병원쪽 직원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처녀 둘이서 한방을 쓴다는 사실에 묘한 호기심을 불려 일으키는 모양이었다. “둘이 혹시 레즈비언은 아닌가 몰라!” 술 기운..
4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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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아무 일도 안하고 자리만 차지하고 앉아있다 퇴근을 하는가 싶었다. 사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도 없었다. 타자 연습이라도 해 둘 걸. 하는 후회가 들었다. 통계자료들만 잔뜩 안고 앉아 있는 안경 낀 남자 직원은 내게..
3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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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스물하고도 세살이나 더 먹은 그녀의 얼굴이 어쩜 그리도 말갛게 생겼는지... 몸무게 사십킬로를 넘기지 못한다는 그녀의 말에 나는 또 한번 놀랬다. 자그마한 키에 가녀린 몸매라지만 아직도 덜 자란 여자아이 같다는 생각이 먼저 들게 했다. 밥 많이 먹고 좀 더 자라야 할 ..
2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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