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만 때려줬으면
한 대만 때려줬으면 가족 간 대화는 주로 식탁에서 이루어진다. 우리 집도 별반 다를 것이 없다. 밥 한술 입에 넣고 씹으며 주거니 받거니 여러 말들이 오간다. 낮 동안 학교와 집안에서 만난 사람들, 있어진 일들을 나누며 웃는다. 때론 얼굴 붉히..
192편|작가: 박예천
조회수: 2,958|2010-09-06
좌 집적, 우 껄렁
좌 집적, 우 껄렁 굳은살 앉았던 오른손 집게손가락과 장지가 말랑말랑해졌다. 당연한 결과다. 해를 넘기도록 가야금 줄 건드려본 기억이 아득하지 않은가. 손목이 부러졌다고 두어 달, 이사하느라 바쁘다며 몇 달. 핑계 김에 쉬어간다지만 정도가 심하다. 어..
191편|작가: 박예천
조회수: 2,860|2010-09-02
참을 수 없는 방뇨의 가벼움
참을 수 없는 방뇨의 가벼움 아들의 방과 후 시간은 거의 나와 동행하여 행선지를 옮겨 다닌다. 인지치료실에서 나오면 미술학원으로 그 다음은 피아노, 대충 이런 식이다. 가는 곳마다 거의 한 시간씩 소요되므로 건물주차장, 혹은 길옆에 차를 세운다. ..
190편|작가: 박예천
조회수: 3,203|2010-08-31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 여전히 그는 집 안팎을 가꾸느라 바쁘다. 하루도 쉬지 않고 움직인다. 퇴근해 파김치 되어 돌아와도 거실바닥에 드러눕거나 티브이 리모컨 먼저 집어 들지 않는다. 마당에 풀이라도 뽑으며 땀 흘려야 직성이 풀린다고 말한다. 버젓..
189편|작가: 박예천
조회수: 3,056|2010-08-30
달빛 교교히
달빛 교교히 다시 잠들 수 없었다. 꽤 오랜 시간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반응하려는 몸짓으로 마주보았다. 머리맡에 손 더듬어 휴대전화 액정화면을 본다. 새벽 4시. 일부러 안간힘을 써도 일어나지지 않았던 시각이다. 잠결에도 확연히 느껴졌다..
188편|작가: 박예천
조회수: 3,020|2010-08-27
비설거지
비설거지 형님, 저는 괜찮아요. 말해놓고 뒤돌아 울었다는 거다. 수술비에 보태라고 쌈짓돈마냥 감춰놓았던 얼마를보내줬다. 일곱 살 조카딸아이 내년 학교 입학하는 날 주려고 넣었던 적금인데 해약했다. 고맙다, 죄송하다 말하는 막내동서 음성이 물기 젖어..
187편|작가: 박예천
조회수: 3,185|2010-08-23
중간색 사건
중간색 사건 결혼날짜가 정해지고 함속에 넣는다며 필요한 화장품을 말하란다. 이미 새로 구입한 세트가 있어, 대충 색조화장 몇 가지만 부탁했다. 메모지 준비하는지 전화 속 남자는 잠시 주춤하더니 천천히 받아 적는다. “어? 아이섀도 신상품으로? 또 뭐라고..
186편|작가: 박예천
조회수: 2,864|2010-08-16
악동 가라사대
악동 가라사대 (유뽕이 사촌동생들 사진 입니다^^) 정 많은 남자 유뽕이의 소원대로 사촌동생들이 놀러왔습니다. 형아는 여덟 살, 동생은 다섯 살인 남자형제이지요. 오랜만에 만나는 녀석들은 몰라보게 자라있더군요. 유뽕이를 비롯해 사내아이들 셋..
185편|작가: 박예천
조회수: 2,714|2010-08-15
아주머니께
아주머니께! <미안합니다!> 고백하건대, 뒤에서 아주머니 욕을 엄청나게 했었습니다. 사람이 어떻게 그 정도로 지독한 삶을 지탱할 수 있느냐고 말입니다. 꿈에 그리던 마당 있는 주택 들어서며 솔직히 집에 대한 기대가 컸습니다. 처음 아주..
184편|작가: 박예천
조회수: 2,112|2010-08-14
효도 막 심한 남자
효도 막 심한 남자 누군가 말하기를 효자인 남편과 사는 것이 무척 힘들다 했다. 같이 사는 남자 역시 대충 효자가 아닌, 그야말로 효도가 마구 심한 아들 축에 낀다. 하여, 우스개로 정해본 것이 일명 ‘효도 막 심한 남자’이다. 불효막심한 자식과 ..
183편|작가: 박예천
조회수: 3,270|2010-08-11
공원길 사람들 5 - 빌라의..
빌라의 여인 말쑥한 정장을 차려입은 그녀가 내 쪽으로 걸어왔다. 골목길에 세워둔 자동차 문을 열려는 순간이다. “차를 이렇게 세워두면 어떻게 해요? 앞차 뒤에 바로 붙여 놔야지 다른 차도 세울 수 있잖아요!” 졸지에 나는 무식쟁이 여편네가 되고 말았다..
182편|작가: 박예천
조회수: 3,453|2010-08-10
구슬땀
구슬땀 “유뽕어머니! 예쁜 이름 하나만 지어주세요!” “네에? 갑자기 무슨 이름을 말씀하시는 건데요?” 지금으로부터 7년 전, 누군가 나에게 이런 부탁을 해 왔다. “어머나! 제가 어떻게 이름을 지을 수 있겠어요.” “글 좀 쓰시잖아요. 그런 일쯤 쉬..
181편|작가: 박예천
조회수: 2,669|2010-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