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일기 - 일상 -
7층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창밖을 보면, 학교가 올라앉은 축대가 보인다. 무성한 잎사귀들이 무거워 보이는 아카시아나무가 까치집 두 채를 이고 숨을 헐떡이고 있다. 추석이 지났음에도 한낮의 기온은 연일 30도를 넘기고 있다. 점심으로 콩국수를 하려는데 국수가 ..
13편|작가: 써머스비
조회수: 1,641|2008-09-18
간병일기 7
2008. 03. 14 金 아버지는 낮부터 열이 오르더니 밥을 조금밖에 드시지 않는다. 기운이 없다고 누워 있다가 밥을 안 드시니 또 기운이 없다. 저녁에 가슴사진을 찍어보라고 (열이 오르는 순간에)해서 내려갔는데 1층에 아무도 없었다. 아무리 기다려도 촬영기사..
12편|작가: 써머스비
조회수: 1,389|2008-09-17
간병일기 6
2008. 03. 11 火 언니가 아침 일찍 왔다. 아침 먹고 도착할 때가 된 것 같아 신탄진역으로 마중을 나가려고 엘리베이터로 가는데 딩동 하면서 언니가 내리는 거다, 어찌나 반갑던지. 동생이 달려오고 우리 세 자매는 아버지 침대 맡에 앉아 수다를 떨었다. 동..
11편|작가: 써머스비
조회수: 1,206|2008-09-17
간병일기 5
2008. 03. 06 木 아버지 형제분들이 병원으로 모이기로 했단다. 부산고모 내외분이 11시 조금 지나자 제일 먼저 도착하셨다. 부산에서, 서울에서 각각 출발하여 신탄진역에서 11시에서 11:30분에 도착하는 것으로 시간을 맞췄다고 했다. 조금 있으니 평택 ..
10편|작가: 써머스비
조회수: 903|2008-09-17
간병일기 4
2008. 03. 04 눈발이 날린다, 서울에는 눈이 쌓였다고 한다. 일기예보가 맞지 않았다고 뉴스마다 시끄럽고 강원도는 눈 세상이다. 이번 주 일요일에는 강원도로 가는 산악회버스가 만원일 것이고 도로마다 꼬리를 물게 될 것이다. 병원에 오지 않았다면 나도 3월..
9편|작가: 써머스비
조회수: 680|2008-09-17
간병일기 3
2008. 02. 27 2인실에 함께 있던 청주에서 오신 분이 퇴원을 했다. 월남에 다녀오셨다는 그분은 고엽제 신청을 할 수 있게 되었다며 좋아했다. 우리 작은 아버지도 월남전에 다녀오고 몇 해 전부터는 일주일에 두 번씩 투석을 하시는지라 남의 일 같지만은 않았다...
8편|작가: 써머스비
조회수: 666|2008-09-17
나의 소장품은 \'나\' 뿐..
나의 소장품 \'나‘뿐이다 집주인에게서 전화가 왔다. 집을 팔겠으니 살 의향이 있는가를 간접적으로 물어 온 것이다. 이 집으로 이사할 때 우리가 팔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었다. 집안을 한 바퀴 둘러본다. 이 아파트를 살 것인가, 한쪽 벽면을 차지하고 있는 커..
7편|작가: 써머스비
조회수: 654|2008-09-17
간병일기 2
2008. 02. 26 구름이 잔뜩 끼었다. 아침 10시, 제 17대 대통령 취임식이 시작되고 있었다. 우리(아버지, 오빠, 나)는 신탄진 보훈병원 내과 앞에서 TV로 이명박 대통령의 움직임을 보고 있다. 지난 19일에 와서 하룻밤을 잤던 62병동 09호실로 ..
6편|작가: 써머스비
조회수: 769|2008-09-17
간병일기 1
2008년 2월 24일 새벽에 서둘러 나갔다. 오빠에게 전화를 하고 그냥 혼자 간다고 했다. 병원에 도착하니 어젯밤 아버지가 침대에서 내려오다 넘어져서 한바탕 난리가 났다고 했다. 2인실이었는데 함께 있던 청주 아주머니께서 많이 놀라신 모양이었다. 그전에도 건양대..
5편|작가: 써머스비
조회수: 817|2008-09-17
거리에서
거리에서 나는 움직인다. 길을 걸을 때는 정지되어 있는 것을 바라보며 버스에 앉아 저절로 굴러갈 때는 다른 움직이는 것을 바라본다. 산에 가면 지치도록 걸으면서도 나는 걷는 것이 너무 좋다. 요즈음은 방학이라 시간에 맞춰야 하는 부담이 줄어서 출근을 할..
4편|작가: 써머스비
조회수: 869|2008-09-17
그해 여름
그해 여름 안개가 자욱하다. 아니 차부의 먼지인지도 모른다. 나는 덩그러니 공터에 혼자 서 있다. 키가 큰 옥수숫대는 수염을 늘어뜨린 열매를 안고 있다. 커다란 잎사귀 사이로 초록 대문이 얼핏 보인다. 꿈속에서도 지금 깨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한다. 얼마 전에도 ..
3편|작가: 써머스비
조회수: 879|2008-09-17
갈대 숲에서
갈대 숲에서 시험을 마친 일요일, 우리는 길을 떠났다. 영화 JSA(공동경비구역)의 촬영지로 유명해진 서천군 갈대밭으로 시험을 끝낸 스스로를 위로하자는 취지에서 이었다. 나들이의 시작은 유성문화원에 들르는 것이었다.일행의 딸이 사진전시회를 하고 있었다. 그녀의 ..
2편|작가: 써머스비
조회수: 1,050|2008-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