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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일기 6


BY 써머스비 2008-09-17

 

     

                                                                                       2008. 03. 11 火


 언니가 아침 일찍 왔다. 아침 먹고 도착할 때가 된 것 같아 신탄진역으로 마중을 나가려고 엘리베이터로 가는데 딩동 하면서 언니가 내리는 거다, 어찌나 반갑던지. 동생이 달려오고 우리 세 자매는 아버지 침대 맡에 앉아 수다를 떨었다. 동생차로 우리 집으로 가다가 한민시장에  들려서 장아찌 등을 사고 ‘보릿골’ 칼국수에서 오빠내외를 만났다. 오빠와 함께 병원으로 가는 길에 신탄진역에 들려서 출발시간을 앞당기느라 표를 바꿨다. 병원에서 아버지와 시간을 보낸 언니와 함께 셔틀버스를 타고 신탄진역으로 갔다. 개찰구로 걸어 들어가는 언니의 뒷모습을 보고 병원까지 걸어갔다. 뺨을 스치는 바람이 슬프다.

 

 저녁 아홉시, 복도에 나와서 이 글을 쓴다. 우리 병실의 간병인은 9시만 넘으면 불을 끄고 잠자리에 든다. 잠자리래야 간이침대에 모직담요를 깔고 덮는 것뿐이지만. 아버지도 초저녁잠이 많으니 이미 한밤중이다. 휴게실에 가서 책이나 보려고 했더니 탁자를 침대삼아 길게 누운 사람이 있다. 의자를 모아서 잠이 든 사람도 있다. 병실은 거의 문이 닫히고 간호사만 복도를 뛰어 다닌다. 옆방에서 9시 뉴스가 복도로 흘러나온다. 전직 야구선수 이호성의 자살과 창전동 네 모녀 살해사건을 추정보도 한다.

  병실은 깊이 잠들어 가고 장례식장만이 깨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