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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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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일기 3


BY 써머스비 2008-09-17

                                                                                                                     

                                                                                     2008. 02. 27


 
2인실에 함께 있던 청주에서 오신 분이 퇴원을 했다. 월남에 다녀오셨다는 그분은 고엽제 신청을 할 수 있게 되었다며 좋아했다. 우리 작은 아버지도 월남전에 다녀오고 몇 해 전부터는 일주일에 두 번씩 투석을 하시는지라 남의 일 같지만은 않았다. 2인실 병실이라고 해도 2명이 있기에는 너무 좁은 구조다. 다른 2인실은 여기처럼 좁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간병인들은 이야기하면서 침대와 사물함 배치가 달라서 그렇다고 한다. 답답하기만 하던 병실이 갑자기 휘휘해진 느낌이다. 침대시트를 벗기고 나니 더 그런 것 같았다. 아버지는 당이 내려가지 않는다고 속상해하신다. 인슐린 주사를 놓는 간호사에게 맞아도 내려가지 않는다며 투덜대신다.

 

 함께 있던 환자가 퇴원한 창가 쪽으로 자리를 옮기느라 오전에는 어수선하게 보냈고, 오후에 온 성미와 함께 가까운 마트에 가서 냄비 등 필요한 물건을 사왔다. 이 병원에는 보호자식이 제공되지 않는다. 그 대신 조리실이 넓고 가스레인지도 여러 대 있어 간병인들과 보호자들은 손수 밥을 해서 먹는다. 병원의 시간은 나른하다. 오늘밤에는 빈 침대에서 잠을 잤다. 몸은 쭉 펼 수 있어서 편했지만 간이침대에서 잘 때처럼 아버지 얼굴을 눈만 뜨면 올려다볼 수 있는 위치가 아니라 마음은 불안하기도 했다.  두 개의 침대가 하나는 창가에 가로로 놓여있고 하나는 세로로 있다. 2인실이 독방이 되어 화장실에서 마음 놓고 머리를 감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