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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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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일기 4


BY 써머스비 2008-09-17

 

                                                                                         2008. 03. 04


 눈발이 날린다, 서울에는 눈이 쌓였다고 한다. 일기예보가 맞지 않았다고 뉴스마다 시끄럽고 강원도는 눈 세상이다. 이번 주 일요일에는 강원도로 가는 산악회버스가 만원일 것이고 도로마다 꼬리를 물게 될 것이다. 병원에 오지 않았다면 나도 3월의 설경을 놓치지 않으려는 일행들 속에 끼어있었을 것이다.

 아버지는 입원한지 일주일이 지난 오늘에야 당 수치가 좀 떨어졌다. 450에서 250으로. 오빠와 전화를 하며 퇴원 운운하는 나에게 아버지는 일침을 가하신다. 아직 당수치도 조절이 안 되고 몸무게도 늘지 않고, 퇴원해도 당 조절을 어찌해야 할지 여러 가지 걱정이 많은데 하신다. 처음 입원할 때는 거동이 불편했는데 이젠 억지로라도 밥을 드시니 또 다른 걱정이 생긴 것이다. 열흘은 더 있어야 할 것 같다고 하신다. 이런 분이시니 당신의 병명을 알면 아마도 모든 것을 포기하실 것 같아 우리는 함구하고 있는 것인데, 과연 옳은 것인지, 동생들은 아버지도 아셔야 한다고 하지만….

오빠 학교에서 직원들이 다녀갔고, 서울 작은 아버지께서 목요일 쯤 고모들과 함께 오신다고 한다. 어제의 황사특보에 이어 오늘은 강원지역에 대설특보가 내려졌다. 3월인데….

                                        황사특보


거리에

새 봄이 왔습니다

노약자들은 외출을 삼가 하라는 '황사특보'가

내려 진 3월 입니다

우리는 숨어서 봄을 맞이합니다

찬란한 봄볕이

차가운 유리창에 기대어

소생의 봄을  봅니다

당신의 기침소리는

봄의  새싹처럼

점점  깊어지고

점점  넓어집니다

거리에, 세상에 새 봄이 왔습니다

당신은

뜨거운 가슴으로

이 봄을 품고 계십니다 

이제와서 그 누구도

어쩌지 못할 봄날의 황사를 안고 어쩌시려구요

나는

늘, 봄이 싫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