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생감시단
저녁 여덟시가 다 되도록 그저께 식재료상이 강제로 떠넘기고 간 고구마줄기를 까느라 화장실 가는 것도 잊고 두시간째 고행을 하는 중이었다. \"뭐하니? 일손 놓고 전기구이통닭 좀 먹으렴.\" 엄마와 동생 신랑, 동생까지 세사람이 들이닥친다. 까던 고구마줄기를 보시..
17편|작가: 그린플라워
조회수: 1,715|2006-08-27
시위를 떠난 화살
수채화를 시작한지 벌써 두달째 접어든다. 그간 네번은 정물화를 그리고 오늘은 자유시간이라 그리고 싶은 소재를 가지고 와서 그리라 했다. 그래도 풍경화가 만만해 보여 풍경화사진첩을 꺼내 몇군데 표시를 해서 문화센터로 갔다. 나를 제외하고는 다들 프로이므로 거의 인물..
16편|작가: 그린플라워
조회수: 1,863|2006-08-27
건망증
휴일이라 평소보다 손님이 뜸하여 바빠서 손도 못 대었던 식재료들을 정리하고 있는데핸드폰에 엄마 휴대전화번호가 뜬다.전화 알레르기가 심해 꼭 해야할 통화가 아니면 안부전화정도는 거의 안하고 사는지라\"어쩐 일이셔요?\"하니\"신세계백화점에 쇼핑가려고 하는데 안 바쁘면 잠..
15편|작가: 그린플라워
조회수: 1,706|2006-08-27
뚝배기가 사발되어 보려고 애..
사남일녀 중 세 딸이 같은 동네에 모여 살게 되면서 여러모로 편리한 일들이 많아졌다. 사십팔년만에 다시 귀향하신 부모님께서 상경하셔도 세 딸을 동시에 보실 수 있고, 맛있는 음식이나 값싸고 좋은 물건이 있으면 하시라도 모여서 먹고 사고... 애들도 한데 모아 놀..
14편|작가: 그린플라워
조회수: 1,797|2006-08-27
모질지 못해서
반찬가게를 시작한 게 엊그제 같건만 벌써 이년여 세월이 흘렀다. 이제는 제법 익숙해질 만도 한데 아직도 어리버리하기는 마찬가지다. 여느 반찬가게처럼 체인점이라 반조리식품이 오는 것도 아니고, 밑반찬 위주로 한꺼번에 왕창 만들어 놓고 팔기만 하면 되는 것도 아..
13편|작가: 그린플라워
조회수: 1,786|2006-08-27
사고치다(쇼핑)
모처럼 쉬는 일요일, 큰맘 먹고 늦잠을 자려 했는데 애들이 학교가는 날보다 더 일찍 일어나서 레슬링을 하는지 고함소리가 요란하다. 게다가 형에게 눌린 작은녀석이 울면서 내 품으로 들어온다. 잠자기는 다 틀렸고 그냥 자리에서 일어나 애들과 집을 나섰다. 정보과학..
12편|작가: 그린플라워
조회수: 2,193|2006-08-27
사고치다(그림그리기 첫날)
그간의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무언가로 풀지 않으면 해소가 될 것 같지가 않아 그림을 시작했는데... 에휴~! 그리는 첫날부터 그야말로 스트레스 투성이었다. 시간에 맞춰 가기 위해 일찌감치 졸린 눈 비비고 일어나 눈도 안 뜬 둘째녀석에게 옷부터 입혔다. 아..
11편|작가: 그린플라워
조회수: 2,538|2006-08-27
사고치다(그림 그리기 등록)
예정에도 없던 휴일이라 단골손님들 발길이 거의 끊기자 옆건물로 쇼핑을 갔다. 이것저것 필요한 물건들을 사가지고 나오다가 문화센터강좌 팸플릿을 들고 왔는데... 혹 들을 만한 강좌가 있나 살펴보다가 수채화에 눈이 고정되었다. 이십여년 중단했던 그림을 다시 그려..
10편|작가: 그린플라워
조회수: 2,959|2006-08-26
자작시-차를 마시며
그대 그리워하는 바보같은 나오늘도 부질없이 허망한 몸짓을 한다. 소박한 찻잔에 차를 우려내니맑게 퍼져가는 고운 빛깔이 정겹다 뜨거운 열정을 서서히 식혀가며향내음에 취해 그리움을 마신다 수채화처럼 맑고 고운 차를그대와 마실 수 없음이 안타깝다 온전히..
9편|작가: 그린플라워
조회수: 3,243|2006-08-26
자작시-블랙커피를 마시며
쓰디쓴 블랙커피를 마시며 살아온 날들을 반추해 본다 내 삶도 단맛보다 쓴맛이 더 많았음을.. 삶의 갈증이 이 커피 몇잔으로 해소될 리 없지마는 술도 담배도 못하는 내게 유일한 위안이 되어버린 커피 막연한 그리움을 하루에 몇잔 블랙커피로 달래 본다 진하지 않은 향기에 현..
8편|작가: 그린플라워
조회수: 3,810|2006-08-26
엄마의 틀니
친정에 갔다가 물에 담겨있는 엄마의 부분틀니를 보니...유난히 청결하시고 뭐든 가꾸는 걸 좋아하시는 엄마가 치아관리를 소홀히 하셨을 리가 만무하건만우리 오남매를 낳고 기르시다보니 멀쩡한 치아를 간직하시지 못하셔서 틀니를 하신 게다.어머니...자식을 낳고 길러 보니 엄마..
7편|작가: 그린플라워
조회수: 3,916|2006-08-26
안동국시
난 아마도 전생에 거지였었나 보다.왜냐하면 체격에 비해 식탐이 많을 뿐만 아니라먹을 걸 만들어도 아주 많이 만들어서누군가가 불시에 방문을 해도 숟가락하나만 더 얹으면 되게 하곤 하니까.며칠 전에도 만두를 만들었는데 만두피를 아주 넉넉히 만들어서만두피가 남았길래 냉장고에..
6편|작가: 그린플라워
조회수: 4,565|2006-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