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복식
주흘산을 두 번째 오를 때 였다. 3월인지 4월인지, 한낮이면 볕에 등을 맡겨도 좋을 만큼 따뜻하던 봄날이었다. 가벼운 차림으로 주흘산에 올랐다가 바람불고 추워서 많이 고생했다. 날씨정보를 듣다보면 문경·봉화·풍기 쪽으로 기온이 다른 지방보다 낮은 것을 ..
24편|작가: 해빙기
조회수: 1,337|2008-10-18
빵 속에 담은 행복
습관처럼 찻잔을 꺼낸다. 커피 통을 찾아 열고 한 수픈, 두 수픈, 잊고 산 기억을 커피 추출기로 옮겨 담는다. 세월의 두께를 밀어내듯 김이 오르고 마음 속 깊이 갈아 앉았던 기억도 나풀대며 함께 날아 오른다. 허공을 향해 손을 뻗어 힘껏 움켜잡아 본다. 잘려나간 ..
23편|작가: 해빙기
조회수: 1,186|2008-10-18
날개달린 개짐
제 1관문에서 표를 끊어 10분 정도 걸어 올라와서 였다. (국립공원 입장료는 2007년 들어서 무료화 되었지만 문경세재 관문이 있는 조령과 같은 산줄기인 주흘산은 도립공원으로 입장료를 받고 있음. \'왕건\'의 촬영지가 보존되어 있고 산을 오르기 전에 \'대조영\'..
22편|작가: 해빙기
조회수: 1,409|2008-10-17
해인으로 가는 길
하루 종일 아무 말도 안 했다 산도 똑 같이 아무 말도 안 했다 말없이 산 옆에 있는 게 싫지 않았다. 산도 내가 있는 걸 싫어하지 않았다. -도종환「산경」부분- \'산경\'을 읊조리면서 시인을 생각한다. 산속에서 혼자 지 낸지 세 해가 된다,는 시인..
21편|작가: 해빙기
조회수: 1,194|2008-10-14
산다는 것은,
산다는 것은 하루를 사는 일은 지금껏 내가 가지 않는 길을 걷은 일입니다.오늘이 어제와는 많이도 흡사해서 비슷하다 해도 어제와 꼭 같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내가 오늘 걷는 길은 나에게는 처음이겠지만 누군가 앞서서 간 길일 것입니다.나보다 앞서간 그 사람이 누구인지는..
20편|작가: 해빙기
조회수: 1,231|2008-10-14
무지개
우리는 살면서 갈구하는 행복은 무지개를 손에 잡았을 때가 아니라 무지개를 잡기 위해 달려가는 중에 있는지도 모른다고 했다.이즈음무지개는 쉽게 볼 수가 없다.오랜 시간동안 인간이 추구하였던 적당히 환상적인것들이 우리 주위에서 서서히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그것들이 사라진 ..
19편|작가: 해빙기
조회수: 1,035|2008-10-14
술이 ……. 후기
S선생은 중등학교 국어교사로 재직하고 있다.S선생은 전교조 사태로 많은 교사들이 구속당했을 때 침묵하였던 자신의 비겁함에 대한 속죄로 군사정권 7 년 동안 신문도 보지 않았고방송 또한 듣지도 보지도 않았다.S선생이 했던 일은, 퇴근 후 술을 마시고 울분을 토하는 일이다..
18편|작가: 해빙기
조회수: 991|2008-10-13
사람이 술을 마시고 술이 술..
술의 신「디오니소스」사촌은 될 듯한 술꾼이 있었다. 그는 매일 술을 마셨는데 정신을 잃는 날이 많다. 취기가 오르면 여러 술집을 옮겨 다녔고 큰 소리로 고함도 치고 노래도 부르며 점차 만취가 되어 갔다. 드디어 어떤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가 쓰러졌지만, 정신이 들자 술을..
17편|작가: 해빙기
조회수: 1,437|2008-10-13
쌈구경
가장 잼나는 구경 3위 2위 1위 쌈구경 ~ 아주 어릴때 여름 장마기간이면 학교도 못가는 날이 더러 있었다.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듯이 물을 쏟아부우면 할일없는 동네사람들이 물구경을 갔다. 우산을 쓰고 더러는 우비를 입고 논두렁 ..
16편|작가: 해빙기
조회수: 1,023|2008-10-10
그대에게 가는 길
세월은 빠르고 시간은 더디게 간다 했던가?기다리는 시간은 길고 지루하건만, 지나고 보면 순간인 것을.일에는 다 때가 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이미 그때가 지나가 손에 닿을 수 없이 멀어진 다음에야 속절없이 보낸 날들을 그리워하게 되고, 이미 때가 지나갔음을 아쉬워한다..
15편|작가: 해빙기
조회수: 1,098|2008-10-10
다리를 건너며
살다보면 수없이 많은 다리를 건너게 된다.그 다리가 사람의 수고로 만들어진 다리이든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관계의 다리이든 건너가야 한다.다리를 건너지 않고도 살수 있는 방법이 아주 없지는 않겠지만죽은 사람의 복지 정책까지 논의되고 있는 현실에서는 쉬운 일이 아니다.불..
14편|작가: 해빙기
조회수: 992|2008-10-08
꽃피는 봄이 오면-
한해가 또 지나가고 있다마음의 준비도 없이 세월은 찾아오더니 또 지나가고 있다세월이 가는 것이 무섭고 두려울 뿐이다내가 다 품어 안지도 못했는데 오늘이란 세월이 반이나 흘러갔다.다시 오늘이 가면또 다른 오늘이 찾아 올 것이다.언제쯤이면 오는 시간을 거부감 없이 받아 드..
13편|작가: 해빙기
조회수: 1,148|2008-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