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잼나는 구경
3위
2위
1위
쌈구경
~
아주 어릴때
여름
장마기간이면
학교도 못가는 날이 더러 있었다.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듯이
물을 쏟아부우면
할일없는
동네사람들이 물구경을 갔다.
우산을 쓰고
더러는 우비를 입고
논두렁 물꼬보던 차림으로
물이 얼마나 불었나
동네 앞 금강 상류로
단순히 물구경만이 목적이 아니었다.
위로 부터 온갖 것들이 떠내려 오기에
잘만하면
일년 수입원을 그냥 얻을수 있었다.
어느해인가
소한마리가 떠내려 왔는데
그 소를 잡겠다고
물속에 뛰어들었다가
어찌된사람이 생기게 된다.
그리고 오래 동안 물구경은 하지 못했다.
다리가 놓아지고
아무리 쏟아 부어도 다리는 넘지 않는다
.
~
그보다 더 어릴적
내가 다니던 학교에 불이났다
내가 입학하기도 전이였으니
기억하고 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동네에 종소리가 요란하게 울리고
목조건물의 학교에서는 시뻘건 불기둥이 솟아 올랐다.
그 불기둥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그리고
국민학교 1학년때 우리집에
정확하게 말하면 우리방에 불이 났다.
여름이었는데
큰집이 따로 있었고
살림방을 얻어서 아버지가 독립을 했는데
잠만 따로 자고
모든 생활은 큰집에서 했다
아침 점심 저녁은 큰집에서 모든 식구가 함께 먹었다.
그날도 어머니는 큰집에서 아침 준비를 하고 계셨고
일찍 잠이 깬 나도 어머니 옆에 있었다.
그런데 남동생이 눈물 범벅이 되어 대문 안으로 들어서면
집에 불이 났다고 했다.
한달음에 달려 갔더니
집이 훨훨 타고 있었다.
젖먹이 막내가 있었는데
아버지가 안고 나오셨기에 천만 다행으로 화는 피할수 있었다.
동생이 일어나 보니 식구들은 없고
방은 컴컴하고 해서 성냥을 그었다가 불을 내고 말았던 것이다.
내 열덟살 이전의 기억을 다 태우고
그래도 불이 꺼지지 않았는데
누가 불끄는 데는 `머가 최고라고 해서
요강단지가 대들보를 향해 날아가고 나서야
불이 꺼졌다.
~
그리고 쌈구경은~~
됫박설탕 팔던 시절
풀빵굽는 냄새가
위장을 요동치게 하는
장날
그곳에 가면
잼나는 쌈구경을 더러 할수 있었다.
그것도 재수가 좋은날만 가능하다.
부부싸움 그것도 잼나다.
지금은 돌아가신 시숙이
고스돕을 좋아 했는데
어느날 맏동서하고 나하고 통화를 하다 전화가 끊어 졌다.
그런데 수화기를 잘못 놓아
그 두분 싸우는 소리가 고스란히 중계가 되었다.
~
우리집 아래층
501호집에서
가끔 싸움을 한다
이집은 3차전쟁보다 더 시끄럽다
우당탕소리와 고함 소리가 뒤 섞어지면서
싸우기 시작하면 치열하다.
그럴때 마다 난 집이 무너질까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