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아무 말도 안 했다
산도 똑 같이 아무 말도 안 했다
말없이 산 옆에 있는 게 싫지 않았다.
산도 내가 있는 걸 싫어하지 않았다.
-도종환「산경」부분-
'산경'을 읊조리면서 시인을 생각한다.
산속에서 혼자 지 낸지 세 해가 된다,는 시인은 말한다.
'법주리'
시인이 살고 있는 동네이다.
시인은 동네 이름은 법주리인데 부처의 법은 어디에 머물고 있는지 안 보이고 나무와 숲만 보인다,고 하였다.
세상의 소리와(신문, 방송 ,인터넷) 단절된 그 쓸쓸하고 적막함이 가득한 산속에서 시인은
시집 '해인으로 가는 길'을 펴냈다.
화엄을 나섰으나 아직 해인에 이르지 못하였다
해인으로 가는 길에 물소리 좋아
숲 아랫길로 들었더니 나뭇잎 소리 바람 소리다
그래도 신을 벗고 바람이 나뭇잎과 쌓은
그 중중연기 그 질긴 업을 풀었다 맺었다 하는 소리에
발을 담그로 앉아 있다.
-「해인으로 가는 길」 부분-
심신에 병이 들어 쫓기듯 해인을 찾아간다. 고 하던 시인에게 나무와 숲이 부처의 법은 아니었는지.
시인은
낙엽송도 혼자 서 있고 두충나무도 혼자 있는 곳, 나리꽃도 저 혼자 피어있고 고라니도 산비탈을 혼자 건너다니고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그것들은 다 함께 있는 것이라, 했다.
-산도 똑같이 아무 말도 안 하지만 산이 품고 있는 숲과 나무는 부처가 되어 함께 사는 법, 사람답게 사는 법을 스스로 깨우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