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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테레비는 나이가 십오세다. 사람이라면 아직 이팔청춘은 안 된 것이고. 기계로 보면 고물에 가깝다. 고물치곤 그래도 화질이 선명하다. 한 번은 사람이 외계인처럼 길게 늘어나 다리는 짦고 얼굴은 크고 그게 왜 그렇게 웃겼는지. 알고보니 고장..
195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2,024|2007-12-26
백수주부는 변명을 아주 잘한..
뭐가 될려면 뭣도 해야 되고 어디를 다녀야 하고 할 일도 많다. 나는 사실 처음엔 살림을 아주 잘 할려고 했었다. 그런데 가면 갈 수록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을 더욱 확실해졌다. 주부 몇 단의 전업주부들은 괜히 단을 주는 게 아니다. 난 얼치기로 어떻게 ..
194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2,342|2007-12-14
애가 아직 학교에 안 왔어요..
초등학교 일학년 입학을 하고 한 일주일은 등교길에 엄마가 따라가 줍니다. 사실은 따라가는 게 아니고 데리고 엄마도 아들도 같이 학교에 가는 거죠. 그래도 엄마가 전업주부이면 그런데로 시간내기가 괜찮지만 직업을 가진 엄마라면 이런 것도 시간내기가 벅찬 겁니다. ..
193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2,338|2007-11-29
엄마! 컴퓨터 언제 사 줄 ..
엄마! 언제 컴퓨터를 사 줄 꺼여? 아들이 묻습니다. 그 땐 이렇게 대답을 했습니다. 야! 임마 시골에 인터넷이 들어왔냐? 아즉 멀었당께! 그러니까 그 때가 초등학교 사학년 땐가? 했는 데. 초등학교 욱학년 되니 울 동네에 뭔 패스인지 메가 인지 그게 들어 왔다..
192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2,241|2007-11-13
그래도 써야 한다, 계속....
노동을 하는자에게 당신 글 써 본적이 있어요 ? 물으면 쑥스럽게 고개만 숙인다. 그만큼 전혀 다른세계 일 수도 있고, 이질감도 느낄 수도 있다. 노동이라면 나는 북한의 노동자가 먼저 떠오른다. 너무 쌘 반공교욱에 힘입어 주체가 확실한 탓도 있으리라. 그..
191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2,088|2007-11-07
어린 풍경을 업고
아이 넷과 혼자 사는 여자라고 했다. 울 엄마보고 청상과부라고 했다. 그래서 우리들은 멋 모르고 후레자식이 되었다. 애비없는 자식들이라고했다. 나의 어린 기억엔 가끔 울 엄마 혼자서 새벽이 오기 전에 훌쩍 훌쩍 우시는 소리를 들었었다. 그 때 뭐라고 뭐..
190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1,930|2007-10-29
아들이 이젠 돈 안준데..
울 엄마는 아들이 셋이나 된다. 울 엄마는 툭하면 나를 불러 놓고 딸은 나 하나라서 다행이란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울 시어머니는 아들은 넷이나 되는 데. 딸은 하나도 없다. 그럼 불행 한 건가? 싶기도 하고. 울 엄마는 며느리에게도 못하는 애길 나에게 허구헌..
189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2,056|2007-10-15
내 돈을 훔치는 아이
통닭도 먹고 싶고, 만두도 좋아하고. 햄도 좋아하는 우리 딸아이는 정신지체 장애 3급이다. 조만간에 다시 재 검사해서 더 좋아졌는지 아니면 더 나빠졌는 지 병원에 또 가봐야 한다. 게으른 나는 이런 저런 핑계로 방학이 거의 끝나가고 있는데도 더 미적 거리고 있다...
188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3,127|2007-09-29
지금 벼가 다아 엎쳤당께
시방 벼가 엎쳐가지고 사람 애간장 다아 타는 디 니는 지금 우렁 잡아오라는 말이 나오냐? 시방? 그럼 애길 하지..내가 그런 줄 알앗나 뭐? 엎치면 모두 벼가 죽는 거여? 에휴..이 철딱서니 없는 여편네 땜에 내가 더 미치고 환장한다니께. 비가 더오면 나락이..
187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2,556|2007-09-17
내 남자 팬티 사러가는 중임
아마 세탁기에서 뱅뱅 돌다 보면 씨실이든 날실이든 먼저 풀려 엉덩이 한 쪽부터 낡아지는 법. 나랑 오래 살다가 먼저 삐짐도 수차례 내 브라자 팬티도 애덜 사각팬티에 겹쳐져 둥글 둥글 얽히다 보면 구멍이 뻥 뚫려서 흰엉덩이가 다 보인다구 얼른 빨리 시장가서 ..
186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2,744|2007-08-23
오늘 혼자 죽은 여자
왜 연락이 안되요? 오늘 몇 번을 전화 했는데... 아이그. 미안혀..글쎄 세탁기에 핸드폰을 넣은 바지를 돌려서 전화기기 먹통이 되버렸어. 근디 뭔 일이 있어? 에그 형님 모시고 여그 병원에 오시라요? 뭐? 병원에 왜? 명희어머님이 돌아가셨어요. 장례..
185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2,195|2007-08-17
돈 떼어 먹은 여자.
서울의 달동네는 비가 많이와도 끄덕없다. 가장 높은 곳에 물이 고일리 없고. 둥둥 떠내려가는 홍수는 테레비 속에서만 봤으니 나와는 먼 나라 애기고. 네 가구가 올망졸망 세를 들어 부엌 한 칸, 방 한칸을 끼고 복도처럼 주욱 늘어선 안 마당에 이제 막 시멘트를 들..
184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2,282|2007-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