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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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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벼가 다아 엎쳤당께


BY 천정자 2007-09-17

시방 벼가 엎쳐가지고 사람 애간장 다아 타는 디 니는 지금 우렁 잡아오라는 말이 나오냐? 시방?

그럼 애길 하지..내가 그런 줄 알앗나 뭐?

 

엎치면 모두 벼가 죽는 거여?

에휴..이 철딱서니 없는 여편네 땜에 내가 더 미치고 환장한다니께.

비가 더오면 나락이 모두 석어버리는데

니는 지금 뭐가 먹고 싶다고?

 

하도 맨날  때도 시절도 모르는 곰퉁이라고 해서 그런가

나는 느닷없이 우렁된장을 먹고 싶어 그 말 한 번 햇다고 되레 말타박만 오지게 뒤집어 썼다.

 

근처 선산에 벌초를 하러 갈테니

밥 좀 넉넉히 해두란다.

 

밥만 많이 혀? 했더니

아 ! 그려..니 또 곤죽 만들어 놓기만 혀! 그랬다간 도로 친정으로 보낼겨!!

눈에 힘을 잔뜩주고 미간에 내 천자 죽죽 그어진다.

그래도 하나도 안 무섭다.

한 두번 들은 말도 아니고. 그렇다고 밥은 잘하나...

모두가 시원찮은 오래 된 전기밥통 덕분이지.

 

비오는 데 추석이 코 앞이라 어쩔 수 없이 해야 한다고

동생들 일일히 호출이다.

내 생각엔 그냥 기다리다가 비가 덜 오면 움직여도 늦지 않을 건데.

 

벌초를 끝내고 돌아온 울 신랑 검정 비닐봉지를  덜렁 덜렁 들고 온다.

이게 뭐여? 했더니

돌아오는 길에 논두렁을 타개고 물빼고 그러는 디 우렁이 몇 마리 있더라..

에궁..이거 오늘 쇠고기보다 더 좋은 거다!

 

울 남편 밥은 했냐? 하고 묻기에

아차차...취사버튼 안 눌렀네...

쪼금만 기둘려..내 맛있는 우렁된장 찌게 끓일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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