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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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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가 아직 학교에 안 왔어요?


BY 천정자 2007-11-29

초등학교 일학년 입학을 하고 한 일주일은 등교길에 엄마가 따라가 줍니다.

사실은 따라가는 게 아니고 데리고 엄마도 아들도 같이 학교에 가는 거죠.

그래도 엄마가 전업주부이면 그런데로 시간내기가 괜찮지만 직업을 가진 엄마라면

이런 것도 시간내기가 벅찬 겁니다.

 

울 아들도 딱 일주일만 그렇게 했는 데.

그 다음주 부터 학교에 보낸지 한 두어시간이 지나면 담임선생님이 전화를 하시는 겁니다.

애가 아직 오지 않아서 지각처리를 해야 되나요.결석으로 해야 되나요?

 

전 분명히 학교에 보냈는 데요...

그레서 그 다음부턴 등교하는 아들을 미행을 했습니다.

학교하고 집은 걸어서 십분거리인데. 울 아들이 골목길에 집집마다 나온 쓰레기통을 일일히 확인하고

또 지나가는 강아지랑 뭔 애길하고. 또 구석 구석 해찰을 하니 한 시간이 지나도 애한테 급한게 학교가는 게 아닌 겁니다. 이거 참 따라가자니 복장터지고, 그러지 말고 얼른 가라고 재촉을 해도 단 한마디.."알았어..엄마!"

 

이렇게 초등학교 일학년 일학기를 결석으로 할지 지각으로 할 지 애매한 것을 참다 못한 담임선생님이 그러시더군요..스쿨 버스가 있는 학교로 전학을 시키라고... 참 쫒겨나는 기분이었습니다. 선생님 말씀을 듣고 전 진짜 시골로 이사를 가고 그리고 전학 할 학교에 가자마자 여긴 스쿨버스 운영하나요?

 

집앞에서 태워 운동장 안 까지 내려줘야 합니다. 그래야 애는 학교에 다닙니다...

그래서 그 학교를 다니게 되고  졸업을 한 거죠.. 울 아들때문에 초등학교도 참 힘들었습니다.

고집은 젤 쎈대회 나가면 우승감이고. 수업하다 어느새 없어져 찾아 다니고. 그러다 애가 없어졌다고 전화오면 후다닥 뛰쳐 나온 적도 한 두번이 아닙니다.

 

내가 낳은 아들인데..머리 뚜껑을 열고 보고 싶었죠..그렇다고 두둘겨 패면 내 손목만 아프고...

이렇게 중학교에 들어가니 점점 통제가 힘들어진 것은 사춘기도 왔지만 수학이 싫다고 수학시험문제지를 백지로 내지 않나...과학은 전교에서 이등햇다고 담임선생님이 통사정합니다.

애 좀 어떻게 해 보라고요..그게 뭘 해야 하는 지 저도 어디서 배우고 싶었습니다.

 

선생님보고 나 고등학교는 안 갈거예요? 그러니 시험애긴 하지 말아요...그런데 담임이 물어보데요..

혹시 아냐고? 그래서 전 예..아들이 그러데요..맨천지 고등학교는 많은 데..어딘 일류고..어딘 후지다고 차별은 왜 하는 지 모르겠다고...저 암말도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 아들이 마음이 바뀐 겁니다. 만화책을 무지 많이 보더니...그러더니 지는 앞으로 만화가가 된다고 하데요..그래서 그럼 임마 고등학교에 가야 한다고 했더니...그럼 가야지...안간다는 고등학교를 간다고 하니 학교는 성적 내신등급은 고사하고 일단 원서를 넣고 보자는 데..저 또 물었죠...

 

애가 어느 학교에 간다고 지정했나요? ..그랬더니 세상에나 이런 특성고등학교는 입시준비를 미리 해야되고, 내신이 높아도 실기가 또 따라줘야 하고 뭐도 해야되고... 경쟁율이 높다고 하는 데..저도 괜히 가슴이 쫄았죠..야야..아들아 그러게 미리 공부 좀 하지.. 했더니 울 아들" 엄마! 재수하는 게 챙피 한 거여?"

 

참 내 그런 걸 어떻게 대놓고 묻냐? 으이그 임마?...

그래서 부랴 부랴 미술학원에 보낸 게 겨우 두 달 되고 입학시험은 어제 보았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내내 차안에서 그러더군요...상황표현이 잘 안되는 데..그게 그렇게 어려운 즐 몰랐거 던?..

 

저 그 때 딱 한마디 했죠.

그러게 이 놈아 학교를 잘 다녀야지..니 내 속을 좀 썩였냐?

 

오늘 발표를 한다고 해서 나도 참 걱정이었습니다.

재수하면 챙피하냐고 묻던 아들인데 학교에 전화를 했죠...울 아들 어떻게 됐남유?

" 예...오성중학교..최상호입니까?"

" 예..맞습니다."

" 축하드립니다, 합격입니다."

 

세상에나 울 아들 뭔 일을 하긴 할 것인가 봅니다.

어휴 ...이 소식을 아줌마닷컴에 제일 먼저 보고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냥 덤덤하게 지켜 본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참 좋은 날입니다.

여기에도 행복이 마구 퍼졌으면 하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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