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빵의 추억
엊그제 마당놀이 어울우동을 보러 갔었는데 전철역앞에 풀빵장수가 있었다. 국화빵과는 좀 다르고 요즘 뜨는 붕어빵과도 다른 풀빵은 어린시절 우리에게 충분한 군것질거리였었다. 막대기에 실을 매달아 기름을 칠한 다음 찌그러진 주전자에 담긴 밀가루 물을 붓고 ..
22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161|2005-04-11
호떡과 오뎅
호떡을 좋아했다. 뜨거운 호떡을 조심스럽게 베어물었지만 녹은 흑설탕은 입술도 데고 조로록 흘러서 외투 앞자락에 굳었다가 다음 날 아침이면 물걸레로 쓱쓱 닦아 입곤 했었다. 오뎅 공장이 있었다. 지하 어시장 구석에는 늘 고소한 기름냄새가 났었다. 이것저것..
21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280|2005-04-11
[볼거리]
위로 언니 둘이 더있었다는 말만 들었을 뿐 내 기억에는 지금 언니말고는 둘을 본 기억이 없다. 딸만 일곱을 낳은 엄마는 둘을 가슴에 묻었기에 나는 졸지에 다섯번 째 딸에서 세째딸로 변신하는 운명이 되었다. 몇살이나 되었을까. 취학전 이었으니 아마 예닐곱살 ..
20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1,973|2005-04-11
아버지와 막걸리
아버지는 약주를 참 좋아하셨다. 기분좋아 한 잔,그렇지 못 해 한 잔. 그때는 왜 그렇게들 술을 드셨는지 모르겠다. 술을 드시고 온 날이면 으례히 엄마목소리 커졌고 두 분은 다투시기도 하였지만 이내 아버지 코고는 소리가 들리고 엄마는 어두운 방에서 양말짝을 깁..
19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090|2005-04-11
봉숭아 꽃물
집앞 화단에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의 숙제물로 심겨진 두어그루의 봉숭아가 피긴 피었습니다. 햇볕도 잘 들지 않는 곳에서 자란 봉숭아는 가지도 잎사귀도 흐믈건하여서 금방 시들것 처럼 가녀립니다. 가끔 가는 산 입구 매표소 옆에 봉숭아가 활짝 피었습디다. 진분홍..
18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052|2005-04-11
고구마 줄기
시장을 돌아 오는데 키가 조그만 아저씨가 무척이나 분주하시다. 구리빛 얼굴에 손톱이 새까맣다.푸른 호박이 겉늙었는지 단단해 보였다. 속을 파내고 찌게를 해서 드리면 좋아하던 아버지였는데.. 호박을 유난히 좋아하시던 아버지였는데..애호박을 보면 아버지 생각이 나곤 ..
17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537|2005-04-08
내 고향 남쪽바다
고향은 작은 해안을 끼고 있어서 바다를 볼 수 있는 곳이었다. 작은 갯벌도 있었는데 거기에서는 바지락을 캘수가 있었다. 물 때를 맞춰서 어른들은 조개를캐서 파는 사람도 있었고 끼니 반찬을 자급하는 작업을 하는 사람도 더러 많았다. 엄마를 따라 몇 번 따라 가 본..
16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299|2005-04-08
아이스케끼
막대기 아이스바가 50% 세일이래서 이것저것 골라잡아 20개를 샀다. 종류도 다양해서 어떤게 어떤맛인지 대충 이름만 보고 골라왔지만 그 중에서 제일 입맛에 드는 것은 팥이 박힌 길죽한 아이스바였다. ** 구두통같이 생긴 나무통에 아이스케끼라는 것을 담아 매고..
15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177|2005-04-08
비 오는 날의 향수
장맛비가 내리면 은근히 춥기도 해서 엄마몰래 장농속에 긴 셔츠를 꺼내입고 그때 나는 나프탈렌 냄새가 왜 그리 좋았는지 모르겠다. 포플린 꽃무늬 치마를 나폴거리며 고무신 신고 나선 곳은 집 앞의 복숭아 과수원이었다. 동네 조무래기들의 놀이 공간이기도 했지만 ..
14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051|2005-04-08
빨간 완장 아저씨
중학교 2학년 겨울방학 어느날이었는데 두어집 건너에 사는 친구가 나무를 하러가잔다. 나무를 하러 가 본 적이 없는 나는 머뭇거렸었고 그런 나를 낚아채듯 손을 끌고 데려가는데 손에 쥔 것은 갈구리 한개와 새끼 두줄. 익숙한 솜씨로 친구는 갈구리로 소나무잎(일명 갈비)을 ..
13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046|2005-04-08
갈색추억
도시락을 쌌다. 언제 쓸지 몰라 비닐봉지에 싸매어 놓은 보온도시락을 꺼내어 검정콩 몇 알 넣은 밥을 담고 무짱아지를 담고,굵은멸치 꽈리고추 넣고 졸인 것도 조금 넣고,하루나를 삶아 끓인 된장국도 조금 넣었다. 뜨거운 보릿물도 작은 보온병에 담았다. 그리곤 베낭..
12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218|2005-04-08
시어머니 마음을 돌려놓은 건..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러 가자는 남자를 따라갔을 때에 그때 예비시엄니는 동네어른들 몇 분을 이미 심사위원으로 모셔놓은 상태였었다. 물을 떠오너라는 심부름을 두어번 시켰었고,나는 물받침에 컵을 올려 쟁반에 담아 들고 갔었는데 채점결과는 좋은 편이었었다. 그러나 후담..
11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098|2005-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