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마당놀이 어울우동을 보러 갔었는데 전철역 앞에 풀빵장수가 있었다.
국화빵과는 좀 다르고 요즘 뜨는 붕어빵과도 다른 풀빵은 어린시절 우리에게 충분한 군것질거리였었다.
막대기에 실을 매달아 기름을 칠한 다음 찌그러진 주전자에 담긴 밀가루 물을 붓고 숟가락에 삶은 팥을 한숟갈 퍼서 적당히 넣고는 반쯤 익었을 때 한 번 뒤집어 주는게 빵 굽는 과정이다.
뒤집는 것이 노하우인 것 같다. 보기에는 쉬워 보여도 그게 잘 안되는 작업이다.
모두 추억이 있는지 풀빵 화로 옆으로 천원짜리 몇장을 들고 선 아줌마들로 북적였다.
일 원으로 하나 사 먹었던 풀빵이 천 원에 일곱개를 주었으니 세상이 얼마나 많이 변했는가.
예전의 그 녹녹한 풀빵 맛은 간데없고 마가린 섞인 누릿한 맛만 남았으니 되돌려 보는 세월의 테옆은 한참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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