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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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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떡과 오뎅


BY 모퉁이 2005-04-11

호떡을 좋아했다.

뜨거운 호떡을 조심스럽게 베어물었지만

녹은 흑설탕은 입술도 데고 조로록 흘러서

외투 앞자락에 굳었다가 다음 날 아침이면

물걸레로 쓱쓱 닦아 입곤 했었다.

 

오뎅 공장이 있었다.

지하 어시장 구석에는 늘 고소한 기름냄새가 났었다.

이것저것 잡어들을 갈아서 만든 어묵,우리는 오뎅이라 했다.

엄마가 시장을 데리고 가는 이유도

엄마를 따라 시장에 가는 이유도

아마 오뎅 때문이었던 것 같다.

 

막 나온 뜨뜻한 오뎅은 내 입맛에 꼭 맞았고

세월이 한참 흐른 지금도 잊혀지지 않은 맛 중에 하나다.

 

오뎅공장 천정에 기름때와 엉겅킨 거미줄은

넘어가던 오뎅이 되나올 것 같았지만

그땐 그것도 대수롭지 않았다

 

미리 나온 호떡과 오뎅리어카가 반가워

어제는 그 옆에 바짝 붙어 서 있고 싶었다.

 

2003-10-25 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