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떡을 좋아했다. 뜨거운 호떡을 조심스럽게 베어물었지만 녹은 흑설탕은 입술도 데고 조로록 흘러서 외투 앞자락에 굳었다가 다음 날 아침이면 물걸레로 쓱쓱 닦아 입곤 했었다.
오뎅 공장이 있었다. 지하 어시장 구석에는 늘 고소한 기름냄새가 났었다. 이것저것 잡어들을 갈아서 만든 어묵,우리는 오뎅이라 했다. 엄마가 시장을 데리고 가는 이유도 엄마를 따라 시장에 가는 이유도 아마 오뎅 때문이었던 것 같다.
막 나온 뜨뜻한 오뎅은 내 입맛에 꼭 맞았고 세월이 한참 흐른 지금도 잊혀지지 않은 맛 중에 하나다.
오뎅공장 천정에 기름때와 엉겅킨 거미줄은 넘어가던 오뎅이 되나올 것 같았지만 그땐 그것도 대수롭지 않았다
미리 나온 호떡과 오뎅리어카가 반가워 어제는 그 옆에 바짝 붙어 서 있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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