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 떡이여?
일기예보대로 날씨가 무척 더웠다. 산 중간도 못갔는데 얼굴이 달아오르고 등줄기에 땀이 주르르 흘렀다. 얼마전까지만 해도겹조끼를 입고 다니던 동네 아우도 오늘은 조끼를 벗어놓고 온 걸 보니 덥기는 더운 모양이다. 약수터 근처에 오르막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섰..
94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090|2005-06-08
초보농군 (5)
내가 주말 농장을 하겠다고 했을 때 내 친구가 그랬다. 그거이 만만히 볼 일이 아니라고.. 재미삼아 시작한 농사지만 하다보면 그게 아니라 했다. 지식도 없이 막무가내로 들이댔다가는 망치기 쉽상이라 했다. 심는다고 다 거둘수 있는 것이 아니니 크게 기대는 하지 말..
93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1,959|2005-06-07
y에게
y야! 어제는 날콩가루를 넣고 반죽한 밀가루 수제비를 끓였다. 수제비 반죽은 잘 되었다.감자도 넣고,호박도 넣었다. 바지락은 없어서 못넣고 대신 멸치와 다시마로 국물을 우려내어 끓였더니 줄 서서 기다렸다 먹어본 삼청동 수제비보다 훨 낫더라. 지지난해 가을에 경..
92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167|2005-06-07
수박
수박 한 통을 사다놓은지 몇일이 지났는지 모를 일이다. 아이도 어른도 저마다 뭐가 그리 바쁜지 네 식구 오붓이 앉아 수박 한조각 같이 나눌 시간이 여의치 못하다가 모처럼 이른 저녁을 함께한 날,시원한 수박을 쪼갤 수 있게 되었다. 노안이 오더니 치아도 고장이 났..
91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123|2005-06-06
즐거움도 외로움도 내가 만든..
얼마전 건강검진을 받았다는 아는 아우가 한쪽 유방에 종양이 의심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같이 앉은 자리에서 통보를 받는 아우의 얼굴색이 싸늘해졌다. 지레 걱정말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라는 말이 당장 무슨 소용있겠냐만은 다른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심란한 마음인지..
90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269|2005-06-02
풍경
내가 가는 곳 그 곳에는 조그만 암자같은 절이 하나 있다. 여스님 두 분이 예불을 올리고 작은 채마밭을 가꾸는 절인데 언제부턴가 이 절간이 조용하다. 초파일에는 연등이 달려 있었던 것 같은데 그 이후로 절간에서 들려오던 법구경 소리도 들을 수 없고 빨랫줄에..
89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163|2005-05-30
쥐가 되고 새가 되고
지하 주차장이 없는 관계로 동네 차는 모두 지상 주차이다. 4층짜리 연립 형식의 주택에서 이층에 거주하는 우리집은 앞에서 보면 이층이지만 뒤에서 보면 거의 일층 수준이다. 그래서 뒤쪽 베란다 앞에 주차되는 차량을 거실에 앉아서도 볼 수가 있다. 나만큼 초보..
88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039|2005-05-30
내가 가는 곳
집을 나서면 가까이에 북한산이 있다. 도심에 이만한 산이 있다는 것에 외국인들도 감탄하는 명산이라 한다는데 멀리가지 않아도 만나게 되는 행운이 있어 이 곳에 사는 동안 나는 이 복을 맘껏 누리려 한다. 북한산은 국립공원이라 입장료가 1600원이다. 매번 ..
87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064|2005-05-27
어떤 구인광고
작년 봄에 윤중로 벚꽃구경을 함께 하고 가을에 가죽 자켓을 사러 함께 나갔던 친구같은 동생이 있다. 그간 안부가 궁금하여 전화를 넣었더니 출근을 해야 된다며 다녀와서 전화를 주겠다 한다. 어쩌구 던질 대사도 못찾고 그냥...어어 하다 뚜뚜 끊어진 전화기의 숭숭..
86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065|2005-05-26
초보농군 (4)
고추는 모종 후에 지지대를 세워주어야 된다고 했다. 농장 한켠에서는 모종과 각종 씨앗을 팔기도 하는데 그곳에서 지지대도 팔고 있었다. 어떤이가 하나 사면서 600원이라고 계산을 하는 것 같았다. 우리는 고추모종 열포기를 심었으니 합이 6000원은 들게 생겼다. ..
85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121|2005-05-23
내가 본 내 모습
동냥하고 구걸하는 사람이 있었던 시절이 있었다. 넝마를 지고 거리를 뒤지고 다니는 사람이 있었던 시절이 있었다. 언젠가 지하철 첫 칸에 탔던 날,어떤 아저씨가카세트를 틀고 주머니에서 꺼낸 동전 몇푼을 소쿠리에 챙겨 넣고는 조심스럽게 지팡이를 두들겨 가며 다..
84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097|2005-05-17
초보농군 (3)
누구말마따나 머리털 나고 농사라고는 처음 지어본다. 빈 땅을 일구어 호박심고 고구마 심던 아버지께서 호미가져와라, 호박 따라,고구마 캐라 시켜서 수확은 거들어 봤지만 직접 씨뿌리고 가꾸고 거두기는 처음이다. 지난번에 갔을 때에는 열무는 내 손바닥 길이만큼 자..
83편|작가: 모퉁이
조회수: 2,092|2005-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