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만난 사람처럼
2월에 보기로 했던 그녀를 나의 게으름으로 3월이 훨씬 지나가고 나서야 만났다.봄날의 햇빛을 가리는 그늘막으로 선글라스를 끼고 가죽자켓을 걸친 그녀가 나를발견하고는 손을 흔들고 있다.오랜만에 만난 그녀와 손인사와 눈인사를 동시에 나누며 서로의 근황을 물었다.그녀는 내가..
279편|작가: 마가렛
조회수: 3,316|2021-03-12
아침부터 울다.
날씨가 심상치 않지만 간간히 구름사이로 인사하는 해가 반가운 아침이다.어느 글을 읽다가 삶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된다.어머니를 먼저 보내는 사람입장에서 글을 담담하게 쓴 글에서당신의 엄마는 늘 예쁜동생만 먼저 챙겼고 동생을 의지했지만동생은 엄마가 아프다는 소식에 점..
278편|작가: 마가렛
조회수: 1,783|2021-02-16
0하나 더~
이번 설날에는 시댁모임도 친정모임도 공식적으로는 없다.차례는 지내야 하니 허례허식에서 물러나 간소하게준비하는 중이다.민첩한 막내동서는 벌써 주말에 전화를 해서는 이번에 어떻게 할 것인지 물어본다.정부의 시책에 따라 이번 설모임은 설날지나서 보는게낫겠다고 일러주니 반기는..
277편|작가: 마가렛
조회수: 1,577|2021-02-09
마음의 연결
휴먼계좌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비대면으로 정상으로 돌리려고 했으나결국엔 영업점에 방문을 했다.사실 나는 이런 일처리를 좀 미루는 경향이 있다.금방 필요한 돈도 아니고 그돈이 발이 있어 어디로 가는 것도 아닌데그리 서둘 일은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좀 느긋한 성격말이다...
276편|작가: 마가렛
조회수: 1,767|2021-01-28
아침부터 서두르니
나도 이젠 영락없는 가정주부임에 틀림없다.아침에 문자를 받고 서둘러 외출준비를 했으니그시각이 열 시가 채 되지 않았다.눈꼽만 끼지 않았는지 확인을 하고 모자를 눌러쓰고 빠른 잰걸음질을하면서 지나가는데 어제 내린 비로 거리는 촉촉하고발가벗은 나무들 사이에 붙어있는 잎에선..
275편|작가: 마가렛
조회수: 1,904|2021-01-22
동심으로
내마음속에 어린아이 마음이 꿈틀꿈틀 했는지산책로의 비스듬한 언덕에서 아이들이 눈썰매를 타는 모습에넋을 잃고 쳐다본다.어느새 눈썰매장이 된 언덕길 위에는 조무라기 아이들이올망졸망 제차례를기다리고 아랫쪽에선 아이들의 부모들이 자기아이들이 내려오길 기다리며 이야기를 주고빋고..
274편|작가: 마가렛
조회수: 1,934|2021-01-13
아침 단상
브라인드에 숨겨진 세상이 연극이 끝난 무대의 커튼콜에 다시 펼져 진다.하얗다.새하얗게 눈으로 뒤덮인 세상 한 가운데베란다 바깥 펜시에는 눈이 소복히 쌓여있다.손가락을 갖다 대어보니 검지손가락의 두어마디 남짓한눈이 침대위 이불처럼 폭신하게 조용히 누워있다.금방내린 커피와..
273편|작가: 마가렛
조회수: 2,153|2021-01-07
아버지의 선물
남편과 잠깐의 산책을 하고 도서관에 들렸다.코로나 바코드와 열체크를 하고 듬성듬성 이빨 빠진거 처럼배치된 자리에 앉았는데 점심 먹은 후의 노곤함인지 자꾸 눈꺼풀이 아래로 처진다내리는 눈꺼풀은 황우장수라도 못 막는다는 믿거나 말거나 하는 이야기가 맞는지 책을 몇 줄 읽다..
272편|작가: 마가렛
조회수: 1,786|2020-12-26
코트 나눔
지난 여름에 옷장에 안 입는 옷들을 많이 정리해서 옷장이 숨도 쉬고 좀 여유로워져서 보는 내가 편하다.이옷 저옷을 보다가 내가 입기에는 조금 어려보이기도하고되돌아보니 작년에도 겨우 한번이나 입었을까 싶어 처분 일순위에올리고 아들 코트도 안입는 코트도 아들 허락하에 같이..
271편|작가: 마가렛
조회수: 1,375|2020-12-19
화분 옮기기
첫눈이 내리니, 함박눈 처럼 제대로 내린 눈으로마음은 어린아이처럼, 동심의 세계로 물감을 풀어 놓아서 좋다.오후에 기온이 떨어지면서 점점 바람이 차갑다는 것을 느끼며 베란다의 화분이걱정이 되었다.-베란다의 화분을 옮겨야 되겠지?나의 말에 남편은 아들을 부른다.건장한 아..
270편|작가: 마가렛
조회수: 2,434|2020-12-14
김치를 보내고 싶었지만
해외로 보낼 김치니 만큼 더 세심하게 더 꼼꼼하게 포장을 했다.진공비닐로 드르륵 포장을 하고 못내 미덥지 않아 비닐로 한번 더 감싸서 사각통에 담았다.네 개의 통은 제법 무게가 나갔다.무게가 나가는만큼 내사랑의 무게도 묵직함을 느꼈다엄마의 사랑을 딸도 분명히 느낄거라 ..
269편|작가: 마가렛
조회수: 2,014|2020-12-08
엄마와 고추장
주차를 하고 조카선물과 엄마에게 드릴 물건을 꺼내려는데벨이 울린다."엄마, 집 앞이야~."전화가 끊겼다.엄마방 문을 여니 엄마가 누워 계신다.나를 쳐다보시더니 한 말씀 하신다.좀일찍 오지.이제야 온다고.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에 괜히 뚱한 목소리로청소하고..
268편|작가: 마가렛
조회수: 1,257|2020-12-03